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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 없는 날’ 끝나자 하루 택배량 2배 이상↑…일부 택배기사 “오히려 업무 과중” 한숨

입력 : 2023-08-18 06:59:45 수정 : 2023-08-18 10:4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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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 없는 날’ 연휴가 끝난 지난 16일 오전 서울 송파구 동남권물류센터에서 한 택배기사가 배송할 택배상자를 정리하고 있다. 뉴시스

 

CJ대한통운·한진택배·롯데택배·로젠택배 등 주요 택배사 택배기사들이 13~15일간 ‘택배 없는 날’로 휴무한 가운데, 이에 따른 배송 지연으로 소비자와 오픈마켓 소상공인 등의 불만이 폭주하고 있다. 일부 택배기사들도 원치 않는 휴일이었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택배 없는 날이 끝난 지난 16일 제품들의 배송 일정이 18~19일로 미뤄지는 사례가 속출하자 포털 사이트 등을 중심으로 택배 없는 날로 인한 배송 지연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 의견이 쏟아졌다. 이날 옥션·지마켓·11번가 등 주요 오픈마켓의 수박·사과 등 과일이나 채소, 노트북 같은 가전기기 제품 검색 결과, 상당수 제품들의 도착시간은 오는 17일(금요일)이나 18일(토요일), 늦으면 차주 22일에 도착한다고 공지한 판매자들이 다수 있었다. 지난주 금~일요일에 물건을 주문한 소비자는 1주일 뒤 수령하게 되는 셈이다.

 

소비자들이 제품 배송 문의를 올리는 주요 오픈마켓 사이트에선 “연휴 전에 배송 받으려고 8일 주문했지만 아직 배송이 묶여있는데, 물건이 와도 정상적이지 않을 것 같다” “차라리 16일 이후 보내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요구가 속출했다. 일부 소비자들은 직접 택배기사나 판매자에게 전화를 걸어 문의를 했지만, 14일부터 ‘택배 없는 날’이 시행되면서 연락이 되지 못했다는 반응도 있었다.

 

소비자 A씨는 “주문한 물건이 도착하지 않아 A택배사에 전화했는데, ‘수취확인’이 되어있는데다 상담원이나 택배기사도 연락이 되지 않았다”며 “’택배 없는 날’이 택배기사 말고 모든 소비자에게 해당되는 것이냐”고 했다. 한 오픈마켓 판매자는 “택배 없는 날 때문에 배송이 늦어지면서 주문 취소 요청이 잇따라 들어오고 있다”며 “빠른배송·정시도착이 중요한 상황에서 피해를 보고 있다. 사실상 국가 기간망인 택배를 강제로 멈추게 하면 장사를 1주일간 포기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대형 택배사들은 지난 2019년부터 ‘택배 없는 날’을 8월에 시행하고 있다. 문제는 이번 ‘택배 없는 날’은 태풍 ‘카눈’과 겹쳐 소비자 배송 일정이 대대적으로 늦어졌다는 점이다. 태풍 카눈이 국내 상륙한 지난 10~11일부터 택배 일정이 지연된 경우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3~15일 동안 택배사들이 모두 휴업하면서 소비자들 사이에서 “해외 직구보다 느리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CJ대한통운, 롯데, 로젠 등 대형 택배사들의 배송이 1주일 이상 지연되는 이유는 택배기사들이 광복절 연휴를 끝낸 16일부터 출근, 집하와 택배 분류작업 등 기본 작업을 거쳐 이번주 내내 본격적인 배송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실제 16일 연휴가 끝나고 택배 현장에 출근한 일부 택배기사들은 새벽부터 집하와 소분 작업에 매진했다. 그러나 갑작스럽게 늘어난 물량에 하루에 다 배송을 소화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현장에서 나왔다. 한 택배기사는 “20년차 택배기사인데 금일 물량이 평소 대비 2배 이상인 350건으로 증가하면서 택배차에 번갈아 물건을 실어가며 배송해야 하는 상황으로 매우 이례적”이라고 했다. 또 다른 택배 기사도  “집하 작업으로 추가 물량이 늘어나면 내일부터 며칠간 매일 500~600건으로 늘어날 것 같다”며 “하루에 다 처리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쿠팡 로지스틱스(CLS) 소속 택배기사(퀵플렉서)를 포함한 주요 유통사들은 정상적으로 기사들이 휴가를 가고 있기 때문에, 굳이 1년에 며칠을 정해 다같이 쉴 필요가 없다는 주장도 나온다. 쿠팡과 SSG닷컴, 컬리는 택배 없는 날에도 정상 영업했다.

 

물류업계 관계자는 “택배는 국가 경제활동의 혈관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공공재적 성격이 있다”며 “일종의 공공재인 택배 물류망이 별다른 대안 없이 일제히 멈췄는데, 택배기사들은 쉬면서 택배 공백은 줄일 근본적인 환경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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