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우울제에 반응하는 우울증 청소년은 위축된 신경 세포가 회복되고 편안한 뇌의 상태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어린이병원 소아정신과 김재원(사진) 교수팀은 항우울제로 치료받은 12~17세 우울증 청소년 95명을 대상으로 우울 증상 치료 과정에서 뇌에서 발생하는 신경생물학적 변화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왔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elective Serotonin Reuptake Inhibitor·SSRI) 계통의 항우울제를 8주간 치료받은 우울증 청소년의 뇌 자기공명영상(MRI) 데이터를 수집해 우울 증상 변화와 정서 조절과 인지 통제에 관여하는 주요 뇌 영역 중 하나인 배외측 전전두피질(DLPFC)의 부피 변화, 휴지기 기능적 연결성(정서나 인지 기능의 통제가 활성화되지 않는 뇌의 휴식 상태) 변화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우울증 청소년의 약 54%가 항우울제 치료 후 우울 증상이 개선된 치료반응군(우울 증상 40% 이상 감소)으로 분류됐다. 치료 전후 우울 증상 평가에는 소아청소년 우울증 평가 도구인 CDRS-R을 사용했다.
치료반응군은 비반응군에 비해 배외측 전전두피질의 부피가 증가했고, 휴지기 기능적 연결성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휴지기 기능적 연결성이 감소한 점은 우울증 청소년이 치료 후 보다 편안한 뇌 연결 상태를 보이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특히 우울 증상이 더 많이 호전될수록 배외측 전전두피질 부피는 더욱 증가했고, 반대로 기능적 연결성은 더 많이 감소했다.
연구팀은 “항우울제 치료 후 배외측 전전두피질의 부피가 증가했다는 점은 우울증으로 인해 위축되었던 신경 세포의 회복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자마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 최근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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