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한 종합격투기 선수 정찬성(36)이 자신의 경기를 지켜본 후기가 담긴 자녀의 일기를 공개했다.
정찬성은 27일 인스타그램에 “왜 이렇게 큰거니”라고 적으며 딸이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일기를 사진으로 올렸다. 일기는 정찬성이 맥스 할로웨이(32·미국)를 상대로 은퇴전을 치른 27일 작성됐다.
일기에서 딸은 경기 장면을 묘사하듯 “우어어어얽 크… 큼…“이라고 적으며 “오늘 엄마, 아빠가 온다. 그래서 왕관도 만들고 목걸이도 만들고 풍선도 달았다”고 전했다.
딸은 “(아빠가) 어제 경기에서 비록 졌지만 나는 2라운드에서 질 줄 알았는데 3라운드까지 갔다”라며 “그런데 첫 인터뷰가 ‘그만할게요’…괜차나(괜찮아)! 아빠랑 놀러갈 수도 있고 놀이공원도 갈 수 있으니까! 이정도면 됐어 ㅎㅎ”라고 만족스러워했다.
끝으로 딸은 “아무튼 깜짝 놀래켜줘야지”라며 “오늘 일기는 끝!”이라고 마무리지었다.
앞서 정찬성은 이날 싱가포르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할로웨이 vs 코리안 좀비’ 메인 이벤트에서 할로웨이에 3라운드 23초 만에 KO패했다.
경기 후 정찬성은 옥타곤 인터뷰에서 “이제 그만하겠다”며 “난 챔피언이 목표인 사람이었다. 할로웨이를 진심으로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고, 후회없이 준비했다. 톱 랭커를 이기지 못하는 건 냉정히 그만할 때가 된 거라고 생각한다”며 은퇴를 선언했다.
이어서 자신의 인스타그램에서도 “모든 걸 이루진 못했지만 충분히 이룰 만큼 이뤘다. 더 바라는 것은 욕심 같아 멈추려고 한다”며 “해온 것에 비해 과분한 사랑을 받아 모두에게 감사하다. 이제 더 이상 평가받고, 비교 당하는 삶을 살지 않을 것 같아 홀가분하고 후련하면서도 무섭기도 하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뭘 할지 모르겠지만 하게 될 일에 최선을 다하고 진심으로 임하겠다. 그동안 코리안 좀비를 사랑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면서 “UFC에서 싸우는 동안 정말 정말 행복했다. 내 마지막 싸움 상대가 돼준 할로웨이, 영광이었다. 언젠가 또 밝게 웃으면서 인사하자”고 덧붙였다.
한편 정찬성은 2014년 결혼해 슬하에 2녀 1남을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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