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 대학들 탄소중립 선언
지속가능한 삶 꾸려나갈 수 있게
지식·가치·탄소중립 실행력 담은
포용적 환경교육 제대로 이뤄져야
교육 필요 대상·콘텐츠양 불일치 문제
청년, 중·장년층 모두 동참 대책 필요
30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2023 세계기후환경포럼’의 주제는 ‘기후위기 극복과 지속가능한 미래’이다. 폭염과 가뭄, 홍수 등 ‘역대 최악’이라는 수식어가 낯설지 않은 기후위기의 시대다. 지난달 7일은 엘니뇨와 지구온난화가 겹쳐 ‘역사상 가장 더운 날’을 경신하기도 했다.
세계기후환경포럼 참석자들은 나날이 심각해지는 ‘기후위기’에 대비하기 위해 환경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환경 교육을 통해 탄소중립에 대한 시민의식을 키우고 모든 이해당사자가 책임을 갖고 지속가능발전을 지향할 사회적 토대를 구축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전문가들은 환경 교육이 제대로 이뤄진다면 기후위기 시대를 살아갈 역량을 갖출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환경교육은 세계적 추세… “그린리더 양성해야”
환경 교육 도입은 세계적 추세이기도 하다. 이탈리아는 2019년 세계 최초로 공립학교에 기후변화 교육을 의무화했다. 기후변화에 대한 국민들의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도록 공립학교 교과 과정에 33시간의 기후변화 관련 수업이 포함됐다. 핀란드에선 7세부터 환경 교육을 받는다. 어린이들이 자연현상을 이해하고 자연에 대한 존중을 배워 스스로 환경의 중요성을 깨닫도록 하는 것이다.
이우균 고려대학교 오정리질리언스연구원장은 이날 기조발제에서 “세계 각국의 대학에서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탄소중립 캠퍼스 계획 등을 세웠다”며 “청년세대가 향후 기업, 정부, 사회 등 생활과 직업 세계에서 지속가능한 삶을 꾸려갈 수 있도록 지식, 가치, 탄소중립실행력을 담은 포용적 교육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에서도 기후위기를 해결하고 환경 소양을 기르기 위한 환경 교육정책이 실시되고 있다. 환경부의 제3차 환경교육종합계획(2021∼2025년)에 따르면 정부는 환경교육 기반을 구축하고 학교 체계 내 환경 교육을 강화하는 등 학생과 시민을 위한 포용적 환경 교육을 추진 중이다. 실제로 환경부에선 현재 지속가능한 그린캠퍼스를 조성하고 교대·사범대학 전공 내 환경 관련 강좌 개설을 지원하는 등의 사업을 시행 중이다.
제1주제 발표를 맡은 한명실 환경부 환경교육팀장은 그린리더십 교육과 관련해 “청년세대들이 향후 기업과 정부, 사회 등 생활과 직업 세계에서 지속가능한 삶을 꾸려갈 수 있도록 기후환경 및 지속가능발전과 관련된 지식과 가치, 탄소중립 실행력을 갖추도록 지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환경부는 계절학기 중 그린리더십 강좌를 개설해 비운영대학이나 비수도권에서도 교육받을 수 있도록 하고 인턴십 기업을 발굴해 미래 그린리더를 양성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지속가능한 미래 위해 ‘그린리더십 교육’ 필요
종합토론에서도 환경 교육의 필요성이 강조됐다. 김인호 한국환경보전원 국가환경교육센터장은 환경 교육이 필요한 대상과 교육의 콘텐츠 양이 일치하지 않는 상황을 지적했다. 김 센터장은 “우리나라의 학령인구는 15.8%밖에 되지 않지만 탄소배출을 가장 많이 하는 이들은 5060 중·장년층”이라며 “중·장년층을 위한 교육이 많아야 하는데 사회·교육 기관 등에서 나오는 탄소중립 교육 내용은 대부분 학령인구를 대상으로 구성됐다”고 말했다. 교육 대상에게 맞는 맞춤형 교육이 부족하기에 청년과 중·장년층의 연대로 모두가 탄소중립에 동참할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김호 서울대학교 지속가능발전연구소장은 연구소에서 진행 중인 ‘그린리더십 교과과정’을 소개했다. 김 연구소장은 “현재 그린리더십 교과과정을 개발·운영하고 있다”며 “환경부에선 그린리더십 인증을 제공하고 민간기업에선 교과과정을 통해 습득한 지식을 실제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는 인턴십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류덕기 수원대학교 그린리더십센터장 또한 환경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류 센터장은 “탄소중립의 로드맵은 장기간이 필요한 계획”이라며 “사회에 환경 의식을 가진 사회인을 많은 교육 기관에서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2030 청년세대가 탄소중립을 마무리할 세대이기에 ‘탄소중립’이나 ‘지속가능한발전’에 대한 청년세대의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마지막 토론자로 나선 유엔 아카데믹임팩트(UNAI) 산하 자발적 청년단체인 ‘UNAI 어스파이어(ASPIRE) 코리아’의 이예린 대표는 “국내외적으로 탄소중립 등 협력을 통해 이뤄나가야 할 문제들에 대한 시민 인식은 여전히 미약한 편”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건강한, 참된 시민을 육성하는 교육을 국가·사회·개인 차원에서 다각적으로 구현해 나가는 것이 모두의 의무이자 책임”이라고 설명했다.
토론 이후에는 청년들과 패널들의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고려대 재학생이라고 밝힌 한 청년은 “기후변화 대응을 너무 여유롭게 하는 것 같다”며 “(환경) 교육에선 (문제 해결의) 긴급성이 강조되고 있는지 궁금하다”고 물었다. 이에 종합토론의 좌장을 맡은 정우탁 글로벌교육협력(Global Partnership for Education·GPE) 한국대표는 “기후변화는 매우 긴급한 사안인 게 맞지만 장기적인 목표인 것도 사실”이라며 “기후변화에 따른 영향에 긴급하게 대응하는 것과 같이 심각한 문제부터 우선 해결하는 게 필요하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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