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할 만한 한국영화 세 편이 추석 연휴 직전인 오는 27일 동시에 개봉한다. 여름 시즌 한국영화 ‘빅4’가 1000만 관객밖에 모으지 못한 상황이어서, 추석 시즌 역시 치열한 생존 경쟁이 예고된다.
영화계에 따르면, ‘거미집’, ‘1947보스톤’(보스톤), ‘천박사 퇴마연구소: 설경의 비밀’(천박사)이 오는 27일 개봉한다. 여름 영화만큼은 아니지만, 보스톤이 190억원, 천박사가 113억원, 거미집이 96억원 등 적지 않은 제작비가 투입됐다. 유명 배우도 대거 출연한다.
김지운 감독의 ‘거미집’은 올해 칸영화제에서 선보인 작품으로, 상영 후 12분간 기립 박수를 받았다. 영화 속 동명의 영화 ‘거미집’의 결말만 바꾸면 걸작이 될 거라 믿는 김감독(송강호)이 영화를 다시 찍으면서 벌어지는 상황을 그린 1970년대 배경극이다. 임수정, 오정세, 전여빈, 정수정 등이 함께 출연한다. 사이즈가 아닌 작품성으로 승부하는 영화인 만큼 이야기가 관객의 흥미를 얼마나 자극할 수 있을지가 흥행의 관건이다.
세 작품 중 제작비가 가장 많이 투입된 ‘보스톤’은 1947년 광복 후 첫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 대회에 출전한 마라토너들의 이야기다. 하정우가 1936년 베를린올림픽 마라톤 금메달리스트인 ‘손기정’ 역을, 임시완이 국가대표 마라토너 ‘서윤복’, 배성우가 손기정과 함께 출전해 동메달을 딴 ‘남승룡’ 역할을 맡았다. ‘쉬리’, ‘태극기 휘날리며’ 등을 연출한 강제규 감독의 작품이다.
‘천박사’는 귀신을 믿지 않는 가짜 퇴마사 천박사(강동원)가 지금껏 겪은 적 없는 미스터리한 사건을 맡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올해 여름 어려움 여건 속에서도 손익분기점을 돌파한 영화 ‘밀수’의 제작사인 외유내강이 제작했다. 강동원 외에도 이솜, 이동휘, 김종수, 허준호 등이 출연한다. 아직 검증되지 않은 김성식 신인감독의 작품으로, 그가 새로운 스타일을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들 작품 외에 ‘가문의 영광: 리턴즈’가 한 주 빠른 오는 21일 개봉을 결정했다. 가문의 영광 시리즈는 2002년부터 2012년 5편까지 누적 2000만명의 관객을 모았는데, 과거의 웃음 방식이 코로나 팬데믹 이후에도 통할지는 미지수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