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명 및 상관 명예훼손 혐의로 입건된 해병대 전 수사단장 박정훈 대령이 5일 용산구 국방부 군검찰에 출석했다. 박 전 단장은 이날 오전 9시 40분쯤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 변호인과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박 대령과 법률변호인 정관영 변호사는 기자들 앞에 섰고 정관영 변호사는 “현재 박 대령이 질문에 답하기는 조심스럽다”며 본인에게 질문해 줄 것을 요청했다.
정 변호사는 “피의자(박 대령)는 있는 사실을 그대로, 진술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고 진술할 예정”이라며 “그렇다 하더라도 진실의 힘이 더 강하기 때문에 방어권을 충분히 행사할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채 모 상병 순직사건 관련 보강수사 의지를 보인 것에 대해 “(경찰에) 혐의자나 혐의사실이 정확하게 인지된 상태에서 넘어가야 하는데 명확하지 않았다”며 “보완할 부분이 있다고 판단해 보직해임 무효확인 소송을 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정 변호사는 “비장의 무기는 진실”이라며 “박 대령이 메모를 꼼꼼하게 했기 때문에 타임라인이 분 단위로 기록돼 있다. 본인이 알고 있는 것을 다 기록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외압과 VIP(대통령) 개입 정황이 담긴 녹취록 유무에 대해선 “확인해봐야 한다”고 답했다.
박 전 단장에 대한 조사는 이날 오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군검찰은 “피의자가 군사법원에 약속한 대로 성실히 소환조사에 임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 전 단장은 오는 8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출석해 고발인 신분으로 조사받는다.
그는 지난달 23일 법률대리인을 통해 국방부 김동혁 검찰단장과 유재은 법무관리관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고발했다.
군사법원은 지난 1일 오후 6시45분경 항명 등의 혐의로 영장이 청구된 박 대령에 대해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앞서 실종자 수색에 나섰던 해병대원 채모 상병은 지난 7월 19일 오전 9시 3분쯤 경북 예천군 보문면 미호리 보문교 내성천 일대에서 급류에 휩쓸려 실종된 뒤 숨진 채 발견됐다.
이후 해병대 전 수사단장 박 대령은 외압 의혹을 제기했는데 그러자 군당국으로부터 보직해임을 당하고 항명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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