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예천군에서 수해 실종자 수색 도중 급류에 휩쓸려 순직한 해병대원 채수근 상병 사망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해병대를 압수수색했다.
경북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7일 포항시 남구 해병대 1사단에서 채 상병 사망 관련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경찰이 채 상병 사망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해병대를 상대로 압수수색을 벌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채 상병은 7월19일 예천군 보문교 일대 내성천에서 폭우와 산사태로 실종된 주민을 찾던 중 급류에 휩쓸렸고, 실종 지점에서 5㎞ 떨어진 고평대교 하류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채 상병은 구명조끼와 로프 같은 안전 장비를 갖추지 않아 해병대가 무리하게 실종자 수색을 진행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경찰 수사전담팀은 지난달 24일 국방부 조사본부로부터 해병대 수사단이 조사한 채 상병 사망 사건 기록 사본 일체와 국방부 조사본부의 자체 재검토 결과를 넘겨받아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채 상병 사망 사고의 책임 여부를 둘러싼 꼬리 자르기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당초 해병대 수사단은 임성근 해병대 1사단장을 포함해 8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자로 판단했으나, 국방부 조사본부는 이들 가운데 “허리까지 입수해 수색하라”고 직접 지시한 대대장 등 중령 2명에 책임이 있다고 봤다.
당시 해병대 수사단을 이끈 박정훈 대령은 국방부로부터 “대대장 이하로 과실치사 혐의자를 축소하라”는 외압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현재 박 대령은 보직 해임에 항명과 상관 명예훼손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박 대령의 변호인은 국방부 조사본부에서 혐의가 빠진 임 사단장을 ‘직권남용’과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경북경찰청에 고발장을 접수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여러 관계자를 상대로 압수수색 절차를 진행 중”이라며 “확인해야 할 증거 자료와 관련 서류가 많아 꼼꼼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병대 1사단은 전날 채 상병 순직 49재를 추모하는 천도 위령제를 진행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