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레넌 피아노 가격 28억 넘어
소더비 경매, 피아노 역대 최고가
영국 록밴드 퀸의 프레디 머큐리가 ‘보헤미안 랩소디’(Bohemian Rhapsody)를 작곡할 때 썼던 피아노가 6일(현지시간) 런던 소더비 경매에서 174만2000파운드(약 29억원)에 낙찰됐다.
이는 작곡가가 사용한 피아노로는 역대 최고 낙찰 금액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종전에는 비틀스 출신 존 레넌이 솔로로 독립해 ‘이매진’(Imagine)을 창작할 때 쓴 스타인웨이 피아노가 210만달러(28억원)로 최고액이었다. 레넌의 피아노는 2000년 경매에 나와 팝스타 조지 마이클에게 팔렸다.
이날 머큐리의 1973년산 야마하 그랜드 피아노를 산 사람이 누구인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경매에는 악기를 비롯해 육필 원고, 무대 의상 등 머큐리의 유품이 1400여점이나 나와 세계적인 관심을 끌었다. 유품 전시장에만 14만명이 다녀갔을 정도다. 경매 첫날인 이날 61개국 입찰자들이 경쟁을 벌여 경매에 나온 60여점의 유품이 모두 팔렸다. 낙찰가 총액은 1220만파운드(203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예상 낙찰가보다 93% 높은 금액”이라며 “머큐리 경매 첫날 밤, 역사가 만들어졌다”고 소더비 측은 전했다.
흥행은 피아노와 가사 초안이 주도했다. 보헤미안 랩소디 가사 초안은 137만9000파운드(23억원)에 낙찰됐다. 머큐리가 항공사 편지지 여러 장에 손으로 썼는데, 처음에 제목을 ‘몽골리안 랩소디’라고 달았다가 몽골리안을 지우고 보헤미안으로 고쳐 적은 흔적이 남아 있다.
머큐리가 1980년부터 사망 당시까지 살던 저택 ‘가든 로지’의 녹색 대문을 두고도 15분간 열띤 경쟁이 벌어졌다. 팬들이 머큐리를 추모하며 적은 낙서가 빼곡한 이 대문은 예상가의 25배가 넘는 41만2750파운드(6억8700만원)에 팔렸다.
가든 로지에 보관돼 오던 머큐리 유품은 고인의 옛 연인이자 재산 상속인인 메리 오스틴의 결정으로 세상에 나왔다. 오스틴은 올봄 “지금껏 나는 프레디가 추구하고 사랑했던 멋진 것들에 둘러싸여 사는 기쁨과 특권을 누렸다”며 “이제 놓아줄 때가 됐다”고 밝혔다.
경매 수익금 일부는 에이즈 퇴치 단체인 머큐리 피닉스 트러스트와 엘튼 존 에이즈 재단에 기부될 예정이라고 AFP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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