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사체’ 피하려 핸들 꺾었다 중앙선 침범해 3명 사상… 법원 판단은?

마주 오던 차량 뒷좌석에 탔던 80대 사망
피고인 측 “불가피하게 침범. 공소기각 판결해달라”
피해자들은 처벌 불원 의사 밝혀

도로 위 방치돼 있던 동물 사체를 피하려다 중앙선을 침범해 3명의 사상자를 낸 20대 운전자가 벌금형을 선고 받았다.

춘천지법 원주지원 형사2단독 박현진 부장판사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치사·상)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A(25)씨에게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고 8일 밝혔다.

A씨는 지난 1월9일 오전 8시47분쯤 강원 원주시 소초면 교항리 한 도로에서 승용차를 운전해 가던 중 중앙선을 침범해 마주 오던 그랜저 승용차를 들이받아 해당 차량 뒷좌석에 타고 있던 B(80)씨를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사고로 B씨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 중 숨졌고, 그랜저 승용차 운전자 등 3명이 다쳤다.

재판 과정에서 A씨 측은 “도로에 방치된(로드킬) 동물의 사체를 피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중앙선을 침범한 만큼 주의의무 위반이라고 볼 수 없다”라며 “피해자들이 처벌 불원 의사를 밝힌 이상 공소기각 판결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A씨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박 부장판사는 “갑자기 뛰쳐나온 사람이나 동물이 아닌 이미 방치된 동물 사체를 피하려다 중앙선을 침범하게 된 것이고 일출 이후 시간대였던 점 등을 볼 때 주의의무를 다했다거나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평가하기 어렵다”라고 판시했다.

이어 “중앙선 침범 교통사고로 3명이 사상하는 중대한 결과가 발생했다”면서 “다만 초범이고 피해자 및 유족과 합의한 데다 동물 사체를 피해 운전하는 과정에서 난 사고인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라고 덧붙였다.

현화영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