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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제르 쿠데타 세력 "프랑스 군사 개입 임박해" 맹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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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09-10 13:56:25 수정 : 2023-09-10 15:2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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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 나라에 병력·장비 배치 중이라고 주장
프랑스 "반역자 부당한 요구에 굴복 안 해"

쿠데타로 정권을 빼앗은 니제르 군부가 “프랑스의 군사 개입이 임박했다”며 프랑스 정부를 맹비난하고 나섰다. 니제르는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중반까지 60년 이상 프랑스의 식민지배를 받았다. 현재도 프랑스군이 주둔하고 있으나 니제르 군부는 “당장 우리 땅을 떠나라”며 철수를 강력히 요구하는 중이다.

9일(현지시간) 니제르 수도 니아메 인근의 프랑스군 주둔지 앞에서 군부 쿠데타를 지지하는 시민들이 “프랑스군은 즉각 니제르를 떠나라”고 외치며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9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니제르 쿠데타 군부의 대변인 아마두 압드라마네 대령은 이날 “프랑스가 침공작전 계획의 일환으로 니제르와 인접한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ECOWAS) 국가들에 병력을 배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ECOWAS는 지난 8월 초 압두라흐마네 티아니 장군이 쿠데타를 일으켜 모하메드 바줌 대통령을 축출한 뒤 니제르에 ‘합법적인 헌정 체제로 복귀하지 않으면 군사 개입을 할 수도 있다’는 취지의 경고를 한 바 있다.

 

압드라마네 대령은 구체적으로 코트디부아르와 베냉을 지목했다. 그는 “프랑스가 코트디부아르와 베냉에 군용기, 헬기 그리고 40대의 장갑차를 배치했다”며 “특히 군용 화물기를 통해 대량의 전쟁 물자와 장비 등을 이들 나라에 하역하고 있다”고 말했다.

 

프랑스는 아프리카 사헬 지역에서 발호하는 테러 집단의 근절을 위해 니제르에 1500명 규모의 군대를 주둔시킬 정도로 그동안 니제르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군부 쿠데타로 바줌 대통령이 실각하면서 두 나라 사이는 급속히 악화했다. 프랑스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나서 “군사정권을 인정할 수 없다”며 바줌 대통령의 권좌 복귀를 요구했다. 그렇지 않으면 경제원조를 완전히 끊어 버리겠다고 위협을 가했다. 2021년 기준으로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약 550달러에 불과해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축에 드는 니제르는 프랑스의 원조 없이는 경제 운영이 어렵다.

니제르 쿠데타 세력에 의해 임명된 알리 마하만 라민 제인 총리가 지난 4일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그는 “프랑스군이 최대한 빨리 철수할 수 있도록 협상하겠다”고 말했다. AFP연합뉴스

쿠데타를 주도한 티아니 장군은 프랑스가 과거 오랫동안 니제르를 식민지로 통치한 점을 강조하며 대중의 분노를 자극했다. 니제르는 19세기 말 프랑스의 지배 아래 들어갔으며 1960년에야 독립국이 되었다. “프랑스는 아직도 니제르를 식민지로 여기고 있다”는 티아니 장군의 주장에 지지자들은 프랑스 대사관 앞으로 몰려가 항의하거나 프랑스 국기인 삼색기를 불태우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현재 쿠데타 세력은 프랑스가 경제원조를 끊으면 프랑스 대신 러시아에 의존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쿠데타 세력은 프랑스군 철수를 촉구하는 것은 물론 실뱅 이테 주(駐)니제르 프랑스 대사한테 일방적인 추방령까지 내렸다. 이에 카트린 콜로나 프랑스 외교부 장관은 언론 인터뷰에서 쿠데타를 일으킨 니제르 군부를 ‘반역자’(putschist)로 규정하며 “이테 대사는 니제르의 합법 정부를 상대로 프랑스를 대표하는 인물”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아무런 정당성도 없는 쿠데타 세력의 명령에 고개를 숙일 이유가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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