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고창·부안 일대 서해안 국가지질공원이 유네스코가 공식 인증한 세계지질공원이 됐다. 지난해 고창 람사르습지 도시에 이어 전북에서 두 번째다. 전북도와 해당 지자체는 우수한 생태자원을 기반으로 체류형 생태관광 개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10일 전북도에 따르면 9일(현지 시각) 북아프리카 모로코 마라케시에서 열린 제10차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총회에서 전북 서해안을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하는 인증서를 수여했다. 인증서는 니콜라스 조로스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네트워크(GGN) 의장이 나서 임상규 전북도 행정부지사와 심덕섭 고창군수, 권익현 부안군수에게 수여했다.
이날 세계지질공원 신규 인증서 수여는 전북을 비롯해 인도네시아 4곳, 브라질 2곳, 일본 1곳 등 전 세계 18곳에 대해 이뤄졌다. 이로써 전북 서해안은 2017년 9월 국가지질공원 인증을 시작으로 6년간 추진한 세계지질공원 인증 절차를 모두 마쳤다. 국내에서 해안형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내륙을 포함하면 제주(화산), 청송(산악), 무등산(〃), 한탄강(하천)에 이어 다섯 번째다. 세계지질공원은 국내 5곳을 포함해 세계 41개국 149곳이 있다.
세계지질공원은 유네스코가 지질·고고학적 가치가 높고 생태·문화적 가치를 지닌 지질명소를 잘 보존하면서 교육·관광 자원으로 활용하는 곳을 대상으로 선정한다.
전북 서해안 국가 지질공원은 고창군과 부안군 일대 육상과 해역 전체를 포함한 총 1892.5㎢ 규모다. 이곳에는 지질명소 32개소가 있다. 고창에는 갯벌과 운곡습지·고인돌군, 병바위, 선운산, 소요산, 명사십리·구시포 6곳(316.5㎢)이 있다. 고창 갯벌은 희귀 구조인 쉐니어가 분포하고 생물 다양성도 높아 2010년 람사르 갯벌로, 2013년에는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으로 지정됐다. 부안에는 직소폭포, 적벽강, 채석강, 솔섬, 모항, 위도 6곳(203.8㎢)이 있다. 특히 채석강은 백악기 호수 퇴적환경에서 형성된 분지 퇴적층으로 층상단층, 정단층, 공룡 발자국 화석 등 매우 다양한 지질자원들이 분포하고 있다.
전북 서해안은 유네스코 규정에 따라 2027년 5월까지 4년 동안 세계지질공원 운영 자격이 유지된다. 이후 재인증 신청 시 현장실사 등을 거쳐 4년간 연장될 수 있다. 전북도는 고창·부안군과 함께 유네스코 브랜드를 활용한 지역경제 활성화 등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하고 4년 주기의 성공적인 재인증 획득을 위해 더욱 노력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해안형 세계지질공원의 특성을 반영한 신규 탐방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세계지질공원 방문자 센터 조성 등 대규모 국가 예산사업을 발굴할 계획이다. 체류 인구를 유입해 지방소멸 위기를 극복하고 지속 가능한 경제적 효과를 창출하기 위해 ‘에코캠핑 삼천리길’ 등을 조성하고 유네스코 브랜드를 연계한 생태탐방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세계지질공원은 타 유네스코 프로그램과 달리 별도의 행위 제한을 두지 않는 데다 국제 여행 관광상품의 70%가량이 유네스코 등재지역에 집중될 정도로 관심이 높아 관광산업 활성화의 촉매제가 되고 있다.
또 유네스코가 지난 5월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할 당시 권고한 지질공원 선진 운영사례 도입 등을 위해 국제교류 활동을 활발히 전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전북 서해안 생태자원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리고 해외 세계지질공원 정기 교류 등을 통한 협력 체계 구축과 국제 학술행사 유치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임상규 전북도 행정부지사는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브랜드를 활용한 사업을 발굴해 서해안 생태관광 산업에 활력을 불어넣고 지속 가능한 지역 발전을 도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모로코는 이날 규모 6.8 강진으로 최소 2000명이 숨지고 2000여명이 부상한 것으로 집계된 가운데 세계지질공원 인증서를 받기 위해 현지에 체류 중인 전북 대표단 19명은 별다른 피해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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