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확인 사진·전화번호 버젓이
울산서 유치원 교사 밀치고 난동
원생들 지켜봐… 경찰, 학부모 조사
극단적 선택을 한 대전 초등학교 교사에 악성 민원을 제기한 가해자로 지목된 학부모의 신상을 폭로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이 속속 등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런 폭로 행위는 악성 민원 등으로 인한 교권침해로 교사들이 잇따라 목숨을 끊으면서 분출된 사회적 공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문제는 무분별한 개인정보 유출과 확인되지 않은 게시글 때문에 2차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11일 확인된 인스타그램의 한 계정 소개글엔 대전 교사를 사망으로 몰고 갔다는 가해 학부모 2명의 실명과 연락처, 운영하는 음식점·가게명이 적혀 있었다. 전날 생성된 이 계정엔 대전 교사 사망사건의 가해자로 지목된 학부모 가족의 얼굴 사진을 비롯해 전화번호, 주소, 직업, 사업장을 표시한 게시물이 40여건 등록됐다. 이 계정은 수많은 팔로어가 생기며 폭발적인 반응과 지지를 얻었으나 신고로 일시 차단됐다. 같은 운영자로 보이는 사람이 또 다른 계정을 만들기도 했다.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신상이 다수 공개되면서 2차 피해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잇따랐다. 전날 만들어진 계정에 가해자로 한 체육관 관장이 지목되기도 했지만,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지인의 해명으로 신상정보가 삭제된 일도 있었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소문으로만 듣고 사실 확인이 안 된 상태에서 정의감에 불타 마녀사냥식으로 몰아가는 건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교권 침해 사건과 교사의 극단 선택 관련 수사 당국의 수사는 이날도 이어졌다. 울산에서는 한 학부모가 자녀가 다니는 모 초등학교 병설유치원에 찾아가 교사에게 고성을 지르고 밀치는 등 난동을 부렸다. 원생 여러 명이 이 장면을 그대로 지켜봤다. 이 일로 교사는 2주간 병가를 냈다. 경찰은 해당 학부모를 아동학대 혐의로 조사 중이다.
지난 3일 경기 용인에서 고등학교 체육교사가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을 수사 중인 분당경찰서는 해당 교사를 과실치상 혐의로 고소했던 학부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 학부모는 숨진 교사가 수업 중 학생 관리·감독 의무를 다하지 않아 자신의 자녀가 다른 학생이 찬 공에 맞아 망막을 심하게 다쳤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북 군산 동백대교 아래 해상에서 숨진 채 발견된 초등학교 교사의 휴대전화에서는 ‘업무 스트레스’로 보이는 흔적이 다수 발견됐다고 군산해양경찰서가 이날 밝혔다. 다만 군산해경은 숨진 교사가 ‘갑질’ 등을 당한 정황은 나타나지 않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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