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를 시작한 지 2주 만에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12살 자폐아 소년이 화제다.
13일(현지시각) 스터프 등 외신에 따르면 뉴질랜드의 작은 마을 타네투아에 사는 베일리 테에파타라우는 지난 5∼7일 뉴질랜드 타우랑가에서 열린 제스프리 에임스 대회에 출전해 9홀 골프 개인전에서 1위를 차지했다.
골프채를 잡은 지 2주 만에 거둔 성과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 소년을 수년간 지도한 훼투 위레무 교사는 13일(현지시각) 뉴질랜드 매체 스터프에 “메달은 보너스에 불과하다"며 “진정한 승리는 베일리가 다른 아이들과 어울려 자신 있게 말하는 모습을 본 것”이라고 했다.
베일리는 경기 뒤 기자들과 만나 자신 있게 “대회에서 우승하는 게 꿈이었다”며 “너무 즐거웠다”고 말했다. 이는 아무와도 이야기하지 않던 베일리에게 상상하기 어려웠던 모습이었다.
지난 2004년부터 매년 열리는 제스프리 에임스 대회는 오세아니아 최대 규모의 청소년 스포츠 대회 가운데 하나로, 11∼13살 학생만 참여할 수 있다. 25개 종목에 뉴질랜드와 초청 국가의 370여 개 학교에서 1만1500여 명의 학생이 참가한다.
대회 관계자인 제이미 트라우튼은 스터프에 “베일리가 농구화를 신은 채 골프 클럽의 페어웨이를 밟자마자 변화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그는 “베일리는 티박스에서 그린까지 자신 있게 걸어갔다”며 “그는 뛰어난 드라이버 실력으로 3라운드에서 총 87점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베일리에게 골프를 처음 제안한 사람은 훼투 교사였다. 그는 평소 막대기를 휘두르는 베일리의 습관을 눈여겨보고 골프를 제안했다. 그는 지인들을 수소문해 가까스로 골프 연습장을 빌렸다. 그러나 대회 전까지 남은 시간은 겨우 2주뿐이었다.
훼투 교사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있는 베일리는 누구와도 말을 하지 않았다”며 “지금은 베일리가 정말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베일리의 아버지도 “자폐가 있는 아들이 이렇게 잘해낸 것도 놀랍지만 더 놀라운 건 자신감에 놀라운 변화가 생겼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베일리의 다음 목표는 발달장애인이 참가하는 국제 스포츠 대회인 스페셜 올림픽 출전이다.
베일리의 메달 획득 업적에 대한 소문은 이스턴 베이 오브 플렌티에 빠르게 퍼졌고, 지역 기업인 와이오타히 컨트랙터스는 그가 스포츠 여정을 계속할 수 있도록 골프용품을 후원하기로 했다.
이 뉴스를 접한 누리꾼들은 “메달은 보너스고 승리는 베일리가 다른 아이들과 즐겁게 이야기하는 걸 본 거라 말하는 선생님이 너무 멋지시다”
“선생님이 얼마나 중요한 존재임을 알게하는 기사다”
“장애 가진 아이의 소질을 알아본 선생님이 더 대단하다”
”좋은 선생님이 어쩌면 발달장애로 낙인 찍힐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꿔놓았다” 등 글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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