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에서 ‘언더독(상대적 약자)의 반란’은 언제나 팬들의 흥미를 끈다. 약체로 꼽히는 팀이 강팀을 꺾으면 그 자체로 반전 드라마가 완성된다. 전체 리그의 판을 뒤흔들며 긴장감을 불어넣기도 한다.
올 시즌 프로축구에도 언더독의 반란이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승격팀’ 광주FC다. ‘K-모리뉴(K리그의 조제 모리뉴 감독)’란 별명을 얻은 이정효 감독(사진)이 이끄는 광주는 최근 10경기 무패(5승 5무)를 달리며 30라운드 기준 ‘상위권’인 3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지난 17일엔 창단 처음으로 FC서울 원정경기에서 승리를 따내기도 했다.
광주의 돌풍엔 ‘이정효 매직’이 있다. 광주와 성남FC, 제주 유나이티드에서 코치를 역임한 뒤 지난해 광주의 사령탑에 오른 이 감독은 부임 첫해 K리그2(2부) 역대 최단 기간 우승 확정 기록을 세우고 승격을 이뤘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승격팀이자 시민구단 특성상 광주의 돌풍을 예상한 관측은 적었다. 하지만 이런 시선을 깨고 광주는 1부 리그 무대 첫해부터 기대 이상의 호성적을 거두고 있다.
광주는 올 시즌 이 감독이 “공격 축구를 하겠다”고 공언한 대로 강도 높은 압박 축구를 펼치고 있다. 광주는 리그 30경기에서 28골만 내주면서 서울과 함께 최소 실점 1위팀이지만 수비에만 치중하지 않는다. 득점으로도 리그 5위(42골)를 달리면서 공수에서 균형 잡힌 모습 보인다. 광주의 이런 돌풍 속에 미드필더 이순민(29)은 늦은 나이에 최근 9월 A매치 기간 성인 축구국가대표팀에 뽑히기도 했다.
광주는 내친김에 창단 첫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진출을 노린다. 현재 순위를 유지하면 창단 첫 ACL 티켓을 손에 넣을 수 있다. 광주가 시즌 막판에도 돌풍을 이어가며 선두권에서 경쟁할지 주목된다.
이 감독에게 아직 팀은 성장이 필요하다. 그는 지난 경기 이후 “시즌 목표를 이야기하기에는 아직도 멀었다”면서 “많이 부족하다. 그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선수들하고 더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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