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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부결표 던졌어요” 野의원들 ‘인증’ 릴레이…개딸들 “살려면 그 정도는 해야지” 칭찬

입력 : 2023-09-23 14:20:00 수정 : 2023-09-26 11:3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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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 지지자들 반란표 색출 작업…살인 예고글까지
고민정·김경만·이병훈·신동근 등 줄줄이 ‘부결’ 주장
22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 정청래, 고민정 최고위원 등이 어두운 표정으로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되자 이 대표 강성 지지자, 이른바 개딸들이 이탈표를 색출하겠다고 나섰다. 이에 비이재명계를 비롯한 민주당 의원들은 잇따라 ‘부결 인증’에 동참하고 있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일부 의원들은 이 대표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지난 21일 이후 부결표를 인증하고 있다. 이 대표 강성 지지자들이 욕설이 담긴 비명계 의원 명단을 공유하거나 낙선 의원 명단까지 만들며 가결표를 던진 ‘수박’(겉과 속이 다르다는 비명계에 사용하는 은어) 색출 작업을 진행하고 있어서다.

 

고민정 최고위원은 전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저는 부결표를 던졌다”면서 “그러나 제가 이런 말을 한들 제 말을 믿어주시겠느냐”고 호소했다. 그는 “중간중간 체포동의안 가·부결에 답하지 않은 의원 리스트가 돌았고, 어느 한 당내 인사는 가결표를 색출해 정치 생명을 끊겠다고 했다. 급기야 단식을 말리는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출당하라는 연호가 터져나왔다”며 “그 위험 신호에 더 세밀하게 대처하지 못해 엄청난 결과를 맞게 된 것에 대해 죄송한 마음이 크다”고 강조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가결표를 던진 의원들을 겨냥해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의 정적 제거, 야당 탄압의 공작에 놀아난 것은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며 “전 당원의 뜻을 모아 상응하게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명계로 분류되는 신동근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이 체포동의안 문제로 분열의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대표 직속으로 ‘통합비전위’를 만들자는 주장을 했고, 이 대표와 이야기를 나눴다”며 “원내대표를 통해 수락하겠다는 의사가 전달됐고 원내대표가 부결을 호소했다”고 밝혔다. 이어 “제 제안이 받아들여졌기에 부결표를 행사했으나 결과는 가결이었다”며 “자괴감이 일고 참담한 심경”이라고 전했다.

 

김경만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는 당대표 체포동의안 부결에 표를 던졌다”면서 “민생을 내팽개쳐버린 윤석열 정권과 극악무도한 검찰을 강력히 규탄하며 앞으로 더욱 가열차게 싸우겠다”고 썼다.

 

이병훈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여러 의원님들 앞에 나서 입장을 밝힌 대로 체포동의안 부결에 표를 던졌다”며 “이 대표가 윤석열 정권에 맞서 목숨을 건 단식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어떤 이유에서든 대표를 광야로 내몰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장철민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어지럽고 계속 속이 울렁거린다. 최악의 상황이 벌어졌다”며 “의원총회에서 본회의 표결 보이콧을 주장했지만 모두를 설득하고 관철하지 못한 것이 너무나 후회스럽다”고 했다.

 

강훈식 의원도 “불 보듯 뻔한 결말, 검찰이 짜놓은 수순에 제 발로 들어갈 수는 없었다”며 “표결 직전까지 가결을 생각하고 있는 의원들을 하나하나 설득했으나 부족했다. 죄송하다”는 내용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올렸다.

어기구 민주당 의원의 체포동의안 투표용지 인증 사진. 이재명 대표 팬카페 ‘재명이네마을’ 갈무리

 

민주당 의원들의 계속되는 ‘부결 인증 릴레이’는 이 대표의 강성 지지자들의 ‘수박 색출’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21일 이 대표 지지자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살려면 이 정도는 해야지, 어기구 인정’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해당 게시물에는 어기구 의원의 이름과 ‘국회의원(이재명) 체포동의안’의 가·부란에 ‘부’가 적힌 사진 한 장이 함께 첨부됐다. 이 대표 지지자들은 댓글로 “살고 싶었구나” “이 정도로 전부 인증해라” “칭찬해주겠다” 등 흡족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사진은 어 의원의 투표용지가 맞는 것으로 확인됐다. 투표함에 용지를 넣기 전 사진을 찍은 것으로 어 의원은 당원과 지역위원장이 모인 단체 대화방에 사진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어 의원은 처음부터 투표 내용을 공개할 생각으로 사진을 찍어둔 건 아니라는 입장이다. 무기명 투표이기 때문에 원칙상 투표용지를 외부에 공개하면 안 되지만 국회법에 이를 어겼을 때 처벌하는 규정은 따로 없다.

 

개딸들은 이미 팬카페 등을 통해 ‘수박 명단’을 공유하고 문자 폭탄을 가하며 반란표 색출에 나섰다. 민주당 의원들에게 체포동의안 찬반 여부를 묻고 기록하는 온라인 사이트도 만들었으며 당론으로 채택한 검사 탄핵소추안 발의 명단에 없는 민주당 의원들도 솎아내고 있다. 이 대표를 지지하는 일부 유튜버는 비명계 이원욱 의원 등의 지역 사무실을 항의 방문하는 장면을 생중계하기도 했다.

 

지난 21일에는 비명계 의원 14명을 겨냥한 한 살인 예고글이 올라와 경찰이 수사에 착수하기도 했다. 해당 게시글에는 “라이플(소총)을 준비해야겠다”는 내용과 함께 비명계로 분류되는 의원들의 실명이 담겼다. 경찰은 이날 협박 혐의로 해당 글을 올린 40대 남성을 검거했다.

 

한편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은 지난 21일 국회 본회의에서 재석 295명에 찬성 149명, 반대 136명, 기권 6명, 무효 4명으로 가결됐다. 이는 민주당에서 가결 이탈표가 29표 이상 나왔다는 의미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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