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도핑방지기구 규제 무시 논란
조총련 등 185명 18개 종목 출전
여자 유도·농구 등 남북 ‘맞대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개회식에서 한반도기를 들고 함께 입장했던 남과 북이 이번 대회에서는 적으로 만났다.
북한은 23일 개회식에서 인공기를 앞세워 모습을 드러내면서 남북 메달 경쟁을 예고했다. 개회식 기수인 여자 복싱 방철미와 남자 사격 박명원 등 레슬링과 탁구 등 18개 종목에 걸쳐 모두 185명의 선수가 참가한다. 여기에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선수 5명도 포함됐다.
북한은 2020 도쿄올림픽 때 갑작스럽게 대회 불참을 선언하면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2022년까지 국제대회 참가 자격정지 징계를 받았다. 북한이 국제대회에 모습을 드러낸 건 올해 1월부터 징계가 끝난 이후 처음이다. 그러나 북한은 등장부터 또다시 논란을 일으켰다. 세계도핑방지기구(WADA)가 2021년 북한의 반도핑기구가 국제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며 올림픽·패럴림픽을 제외한 국제대회에서 인공기 게양을 금지시켰다. 하지만 북한이 인공기를 앞세워 아시안게임에 나선 만큼 WADA가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등 주최 측에 어떤 방식으로든 책임을 물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번 대회 첫 남북대결은 24일 샤오란 린푸 체육관에서 열린 유도 남자 66㎏ 16강전에서 안바울(남양주시청)과 리금성의 대결로 이뤄졌다. 안바울은 리금성과 연장전(골든스코어)까지 가는 접전 끝에 절반승을 거뒀고 경기 후 가볍게 악수하며 헤어졌다. 반면 복싱 여자 54㎏급 임애지(화순군청)는 16강전에서 한 수 위 기량을 보인 북한 간판이자 선수단 기수였던 방철미에게 심판 전원일치 판정패했다.
남북대결은 대회 내내 이어진다. 25일에는 유도 여자 70㎏급에 출전하는 한희주(KH필룩스)가 1라운드에서 2002년생인 북한 문성희와 맞대결한다. 지난 대회에 단일팀을 꾸려 은메달을 따냈던 여자농구 대표팀은 29일 북한과 C조 조별리그 맞대결을 펼쳐야 한다. 당시 한반도기를 달고 ‘트윈타워’로 활약했던 박지수(KB)와 북한 로영숙이 이번엔 경쟁자로 만나게 됐다.
5년 전 함께 여자 500 금메달, 여자 200 동메달, 남자 1000 동메달을 획득했던 용선은 이번 대회에서 경쟁자로 나선다. 남북은 다음 달 4일 남녀 200, 5일 남녀 500, 6일 남녀 1000에서 경쟁한다. 지난 대회 때 이별에 눈물을 쏟았던 변은정(구리시청)은 함께 호흡을 맞췄던 북한 허수정과 정예성을 적으로 맞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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