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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토분쟁지 아르메니아인 본국으로 탈출… “인종청소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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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09-25 12:04:12 수정 : 2023-09-25 12: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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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의 영토 분쟁지인 나고르노카라바흐(이하 카라바흐)에 거주하는 아르메니아계 주민들이 본국으로 이주를 시작했다. 아제르바이잔이 카라바흐에 대한 공세를 개시한 지 불과 며칠 만이다. 

 

24일(현지시간) 아르메니아 국영 매체 아르멘프레스는 카라바흐에서 이주한 첫 피난민들이 이날 아르메니아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아르메니아 당국에 따르면 이날 1000여명의 카라바흐 주민이 국경을 넘었다.

 

국제적십자위원회(ICRC)도 카라바흐에서 아르메니아로 부상자 23명을 이송했다고 밝혔다. 

아제르바이잔 내 아르메니아인 거주 지역인 나고르노카라바흐의 스테파나케르트에서 24일(현지시간) 아르메니아계 주민들이 줄지어 차를 타고 아르메니아로 떠나고 있다. 스테파나케르트=로이터연합뉴스

카라바흐는 국제적으로는 아제르바이잔 영토로 인정받지만, 인구의 95%를 이루는 약 12만명의 아르메니아인이 계속해서 분리 독립을 시도하는 지역이다. 

 

카라바흐의 분리독립 세력은 아르메니아계 주민들 사이에서 카라바흐에 머무를 경우 박해를 받을 것이라는 우려가 퍼지고 있어 아르메니아로의 이주 행렬이 곧 불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카라바흐 자치 세력의 정치 고문인 다비드 바바얀은 이날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국민은 인종 청소를 두려워하고 있다. 이들은 아제르바이잔의 일부로 살기를 원치 않는다”며 “99.9%는 우리의 역사적인 영토를 떠나길 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가난한 (아르메니아인의) 운명은 아르메니아와 세계 전체의 수치와 불명예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소련 소속이던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은 1980년대부터 카라바흐를 두고 갈등을 빚어 왔다. 최근 교전에서 승기를 잡은 아제르바이잔은 2020년 나고르노카라바흐 안팎의 영토를 탈환했고, 이후 아르메니아인에 대한 압박을 강화해 왔다. 

 

특히 올해 7월을 전후로 아제르바이잔이 아르메니아와 카라바흐를 잇는 유일한 통로를 봉쇄해 식료품 등의 운송이 막히면서 국제사회에서 ‘인종 청소’ 시도라는 비판이 일기도 했다. 

 

아제르바이잔 정부는 지난 19일 지뢰 폭발로 자국 민간인이 사망한 사건을 테러로 규정하고, 카라바흐 일대를 공격해 하루 만에 자치 세력으로부터 항복을 받아냈다. 이후 양측 협상에서 아제르바이잔은 아르메니아계 주민들의 권리를 보장하고 지역을 통합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아르메니아계 주민 대부분은 본국으로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윤솔 기자 sol.y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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