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와 연세대 등 주요 사립대들이 쌓아둔 장학적립금이 수백억∼수천억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등록금으로 적립한 장학적립금은 현행법상 학생들 장학금 사용 용도로 써야 한다. 하지만 최근 5년간 장학적립금을 전혀 인출하지 않은 대학도 10개교에 달했다.
26일 더불어민주당 문정복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 받은 ‘2022회계연도 전국 일반대 장학적립금(누계액) 규모 및 인출액 현황’ 자료에 따르면 100억원이 넘는 장학적립금을 쌓아 놓은 대학은 전국 27개교이다.
이화여대(학교법인 이화학당)의 지난해 누계 장학적립금은 2327억200만원으로 사립대 중 가장 많았고, 연세대(연세대학교)가 1524억4500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500억원 이상의 장학적립금이 있는 대학은 수원대(908억6100만원, 고운학원), 고려대(790억5800만원, 고려중앙학원), 홍익대(710억200만원, 홍익학원), 계명대(501억2300만원, 계명대학교)였다.
지난해 기준 200억원∼500억원 미만 장학적립금을 쌓아둔 사립대는 △동덕여대(492억4600만원, 동덕학원) △성균관대(475억8700만원, 성균관대학) △영남대(448억1200만원, 영남학원) △경남대(282억700만원, 한마학원) △용인대(262억3200만원, 단호학원) △건국대(254억2200만원, 건국대학교) △가톨릭대(212억3700만원, 가톨릭학원) △호남대(209억6300만원, 성인학원) △한양대(206억3500만원, 한양학원)이다.
누계 장학적립금이 많은 상위 30개 대학 중 지난해 한 푼도 쓰지 않은 대학은 수원대와 호남대, 장로회신학대(158억3000만원, 장로회신학대학교) 3곳이었다. 연세대는 장학적립금 중 지난해 110억7300만원을, 이화여대는 76억8300만원을 장학금 지급 용도로 인출했다.
중앙대(누계 167억4500만원, 인출 38억9700만원)와 숙명여대(154억2900만원, 37억7200만원), 경희대(169억9400만원, 36억6200만원), 숭실대(110억7100만원, 34억6700만원), 영남대(18억9700만원), 성균관대(17억500만원), 동덕여대(11억3900만원), 한양대(11억200만원) 등의 인출액도 10억원 이상이었다.
하지만 다수의 사립대는 운용 목적에 맞는 장학적립금 인출을 전혀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문 의원실에 따르면 장학금 목적으로 쌓아둔 적립금을 5년간 전혀 인출하지 않은 학교는 10개교였다. 한편 장학적립금이 하나도 없는 사립대는 전국 57개교로 나타났다.
문 의원은 “사립학교법에 규정된 장학적립금의 충당‧운용 목적에도 불구하고, 일부 대학이 목적에 맞는 지출은 하지 않고 재산을 불리는 데 장학적립금 제도를 악용하고 있다”며 “교육부는 장학적립금의 목적에 맞는 지출이 이뤄지도록 적절한 관리 감독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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