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틀랜드 출신 배우 데이비드 맥컬럼이 25일(현지시간) 세상을 떠났다. 향년 90세.
이날 미국 CBS방송은 자사 장수 드라마 시리즈 ‘NCIS’의 법의학자 역으로 오랫동안 활약한 맥컬럼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유가족에 따르면 그는 뉴욕 장로회병원에서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노환으로 별세했다.
CBS는 NCIS 유니버스 X(옛 트위터) 계정에 “맥컬럼이 세상을 떠나 깊은 슬픔을 느끼며, CBS가 오랜 세월 그의 고향이었던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그의 아내 캐서린과 온 가족, 데이비드를 알고 사랑했던 모든 분께 애도의 마음을 전한다”고 적었다.
영국에서 연극, 영화, TV를 넘나들며 다양한 배역을 거친 맥컬럼은 1964년 미국 첩보 드라마 시리즈 ‘맨 프롬 UNCLE’에서 러시아계 요원 일리야 쿠르야킨 역으로 큰 인기를 얻었다. 그는 이 역으로 두 차례 에미상 후보에 올랐다.
뉴욕타임스는 맥컬럼이 일리야 역으로 “10대 팬을 자석처럼 끌어모았다”며 “수행원들이 속도를 늦추면 거리에서 ‘대학살’이 일어날” 정도였다고 전했다. 그는 1998년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30년이 지났지만 그(일리야)를 벗어날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후 맥컬럼은 주로 조연으로 활약했다. TV 드라마 ‘인비저블 맨’과 브로드웨이 연극 ‘아마데우스’에서 주연을 맡기도 했다.
NCIS 시리즈는 그의 마지막 TV 출연으로, 그는 괴짜 법의학자인 도널드 ‘더키’ 말라드 역을 20년 동안 연기하며 큰 사랑을 받았다. NCIS 시리즈는 방영 내내 미국 닐슨 시청률 지표에서 10위권을 지키며 그의 대표작으로 자리 잡았다.
맥컬럼은 생전 인터뷰에서 말라드 박사를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배역 중 하나로 꼽으며 덕분에 법의학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고 말해 왔다. 그는 배역을 위해 실제로 부검에 참관하며 병리학자들의 자문을 얻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2009년 영국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이제 (일리야 시절과 달리) 뉴욕을 15분만에 떠날 수 있다”며 “그 15분은 누군가 내게 NCIS에 대해서 말을 거는 시간”이라고 말했다.
계속되는 관심에 지친 적은 없냐고 묻자, 맥켈런은 “너무나 즐겁다”며 “나는 내 일생 동안 무언가에 질려버린 적은 한 번도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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