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 리그오브레전드(LoL) 금메달을 노리는 한국 팀이 라이벌 중국을 무찔렀다. 한국 롤의 간판 ‘페이커’ 이상혁(27·T1)이 벤치를 지킨 가운데 ‘쵸비’ 정지훈(22·젠지)이 팀을 ‘하드캐리’하며 중국에 완승을 거뒀다. 정지훈은 “방심하지 않고 반드시 금메달을 따겠다”고 다짐했다.
LoL 대표팀은 28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e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중국과 4강전에서 세트스코어 2-0으로 완승을 거뒀다. 한국은 이로써 지난 대회 결승에서 아쉽게 중국에게 졌던 아쉬움을 풀어냈고 금메달까지 단 한 경기만을 남겨두게 됐다.
첫 경기는 손쉽게 풀어갔다. 경기 시작 6분만에 첫 킬이 나오며 분위기를 제압했고, 27분만에 보텀 첫 포탑을 파괴하며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2차전에서도 흐름은 비슷했다. 후반에 강한 챔피언을 선택한 한국은 초반 선 킬을 내주는 등 불안하게 경기를 풀어갔지만 결국 경기를 따냈다.
4000명이 들어설 수 있는 e스포츠센터를 가득 채운 채 ‘짜요’를 외쳤던 중국 관중들은 한국 선수들이 억제기 앞에 다가서자 침묵을 유지한 채 경기장을 떠났다.
경기 후 정지훈은 “이번 대회에서 가장 위협적인 상대였는데 4강에서 이겨서 정말 기쁘다”며 “스코어는 2-0이었지만 중국도 확실히 잘해서 조금만 못했어도 졌을 것”이라고 돌아봤다. 이어 “우리팀은 초반보다 후반으로 갈 수록 강해진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2차전 초반에 밀렸던 것에 대해) 신경쓰지 않았다”며 “마지막 한타(대규모 교전)에서 징크스 잡는 순간 승리를 확신했다”고 복기했다.
정지훈은 이번 중국전을 반드시 잡고 싶었던 경기로 꼽았다. 그는 “5년 전 아시안게임에는 제가 출전하지 않았지만 중국에게 졌던 것을 알고 있고, 그래서 더 이기고 싶었다”며 “우승하려고 할 뿐 다른 생각은 없다”고 강조했다.
롤 대표팀은 이상혁을 중심으로 세계대회를 휩쓸어 왔고, 이상혁은 e스포츠의 상징처럼 굳어졌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이상혁이 아닌 정지훈이 팀의 중심을 잡고 있다. 가장 중요한 중국과 4강전에서도 선발은 이상혁이 아닌 정지훈이었다. 정지훈은 “경기 전날부터 선발인 걸 알고 있었다”며 “꼭 이기고 싶다는 생각만 했을 뿐 특별한 마음은 없었다”고 돌아봤다.
이상혁 역시 정지훈과 주전경쟁이 아닌 금메달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상혁은 “쵸비는 정말 대단한 선수고 누가 출전해도 우리팀은 강하다”며 “당연히 잘하는 선수가 출전해서 금메달을 따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제 한국은 대만과 베트남의 4강전 승자와 29일 결승에서 만난다. 두 팀 모두 중국보다는 한수 아래라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방심할 순 없다. 정지훈은 “따놓은 메달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방침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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