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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라 부르지 마세요, 거 좀 바로 합시다”…발끈한 北 선수단

입력 : 2023-10-01 10:19:12 수정 : 2023-10-01 10: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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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리유일 女축구감독, 전날 농구 이어 예민 반응
‘북측’ 호칭 문제 안 삼았던 과거 태도와 달라져
지난달 24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샤오산 린푸 체육관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유도 남자 60㎏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북한 응원단이 채광진을 응원하고 있다. 항저우 AFP=연합뉴스

 

“우리는 노스 코리아(North Korea)가 아닙니다. 우리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입니다.”

 

북한 선수단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국가 호칭을 두고 연일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북한 여자 축구 대표팀의 리유일 감독은 지난달 30일 오후 중국 저장성 원저우의 원저우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과의 8강 시합 승리 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국 기자가 북한을 “북측”이라고 부르자 강하게 반발했다.

 

리 감독은 기자를 질책하듯 “북측이 아니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며 “그걸 좀 바로 합시다”라고 강조했다.

 

전날도 여자 농구 남북 대결에서 북한이 패배한 뒤 기자회견에서 선수단 관계자가 기자의 ‘북한’ 언급에 “우리는 ‘DPRK’(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다. ‘노스 코리아’(North Korea)라고 부르지 말라. 그것은 좋지 않다. 이름을 정확히 불러야 한다”고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

 

북한이 국제대회에서 ‘북한’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으로 불러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은 아니다. 북한이라는 명칭은 기본적으로 ‘대한민국’에 토대를 둔 표현인 만큼 북한은 이를 불편하게 여겨왔다.

지난달 30일 중국 원저우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축구 8강전 한국과 북한의 경기. 후반 북한 리유일 감독이 대한민국 천가람과 북한 리명금의 볼다툼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원저우=연합뉴스

 

지난 2018년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가 미국 정부가 발급해준 면세 카드에 ‘북한’(North Korea)이라고 적힌 것을 외교 문제로 삼은 적이 있고, 2009년 남아공월드컵 조별리그 당시 한국을 찾은 김정훈 북한 축구 대표팀 감독도 국가 명칭을 정확하게 써달라고 요구했었다.

 

이 때문에 남북 회담이나 이산가족 상봉 등 남북이 만나는 행사가 있을 때 우리 취재진은 기자회견 등 북한 사람과 접촉하는 상황에 보통 ‘북측’ 표현을 써왔다.

 

그동안 북한은 이러한 ‘북측’ 표현은 대체로 문제 삼지 않아왔는데, 이번 대회 기자회견에서는 이마저도 강하게 불만을 드러냈다. 최근 남북관계가 극도로 악화한 가운데 북한 선수단이 대회 기간 한국 취재진의 질문을 무시하며 냉대하는 상황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북한 선수단은 취재진뿐만 아니라 과거 단일팀 등을 계기로 친분이 있는 한국 선수들에게조차 냉랭한 태도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29일에도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단일팀으로 나섰던 남북 여자 농구 대표팀이 5년 만에 상대팀으로 재회해 관심이 쏠렸지만, 분위기는 5년 전과 사뭇 달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 결과는 81대 62로 한국의 승리였는데, 이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한 기자가 추후 남북 단일팀 성사 가능성에 대해 묻자, 북한의 정성심 감독과 강향미 선수 대신 통역을 위해 함께 참석한 북한 관계자가 “대신 말해도 되겠습니까. 이번 경기와 관련이 없는 질문이라고 본다”고 일축했다. 강 선수와 정 감독은 한국에 관련해서는 어떤 말도 남기지 않은 채 자리를 떠났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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