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타임스, “韓, 英 도움으로 첫 항공모함 건조 중”
尹에는 “국제문제에서 확고한 친서방” 평가
박진 외교부 장관이 인도태평양지역에서 외교적으로뿐만 아니라 군사적으로도 영국이 계속 존재감을 보여야 한다고 촉구했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2일 보도했다. 오는 11월 윤석열 대통령이 한·영 수교 140주년을 기념해 찰스 3세 국왕 초청으로 영국을 국빈방문한다.
더타임스에 따르면 박 장관은 이날 인터뷰에서 영국 정부가 신형 항공모함 퀸 엘리자베스를 2025년 인도태평양 지역에 재파견하기로 한 결정을 환영했다. 더타임스는 박 장관이 중국이 냉전 사고의 잔재라고 비판한 오커스(AUKUS:미국·영국·호주 군사협력체)를 지지했다고도 언급했다. 이어 “한국은 영국의 도움(assistance)으로 첫 항공모함을 건조하려는 중”이라며 “역시 (인도태평양의) 서방 동맹인 대만은 지난달 28일 중국 해군 증강 속도에 대응하기 위해 첫 국산 잠수함을 진수했다”고 보도했다.
박 장관은 더타임스 인터뷰에서 “우리는 영국과 핵심 가치를 공유한다. 영국은 민주주의 옹호자”라며 “영국은 인도태평양 강대국이며 우리는 역내 평화와 안정 증진에 공동의 이익을 가진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영국과 상호 호혜적이고 긴밀한 협력관계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한국 정부가 영국을 여전히 경제·문화적으로만이 아닌 군사·외교 강국으로 보고 있다며 “우리는 매우 자연스러운 파트너”라고 언급했다.
박 장관은 북핵 위협, 북·러 밀착과 관련해선 “중국은 분명 지렛대를 가지고 있다”며 중국이 이웃이자 우방인 북한에 통제력을 더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은 중국에 경제·에너지 지원을 의존하고 있고 북한 도발에 대한 중국의 대응 노력은 우리뿐 아니라 중국의 이익에도 부합한다”며 “중국은 이 문제와 우리의 우려를 이해하지만, 동시에 북한을 자국 편에 두고 한반도의 전략적 완충을 유지하기를 원한다”고 설명했다.
영국은 지난 3월 개정 ‘외교안보정책 통합검토’(Integrated Review·IR)를 내고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존재감을 높이는 외교정책을 펴고 있다. 전통적으로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는 일본 외에도 한국,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등 이 지역 국가들과의 관계 증진에 공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더타임스는 윤 대통령에 대해선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종종 싸늘했던 한·일 관계를 회복시킬 정도로 국제 문제에서 확고한 친서방 입장을 추구해 왔다”고 소개했다. 윤 대통령이 지난해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 한국 지도자로서 처음으로 참석한 점,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고 인도주의·경제적 지원을 한 점 등도 설명했다. 더타임스는 “한국은 종종 간과되는 영국의 우방국(overlooked ally)”이며 6·25 전쟁이 종종 ‘잊혀진 전쟁’으로 표현된다면서도 “8만명 이상의 영국군이 한국과 함께 북한과 중국을 상대로 싸웠으며 1106명이 사망했다”고 짚었다. 박 장관에 대해선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는 점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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