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연휴 맘카페 게시판은 며느리들의 성토장이 되곤 한다. 연휴 전부터 남편과 시누이, 시어머니 등 시댁 식구들과 빚어진 갈등으로 조언을 구하는 글이 종종 올라오는데, 이들의 갈등은 이혼이라는 극단적 선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올해 초 결혼을 했다는 며느리 A 씨는 지난 29일 한 온라인커뮤니티게시판에 “설날에 시댁을 먼저 갔으니, 추석에는 친정을 먼저 가겠다고 선언했다가 시어머니로부터 호되게 혼이 났다”는 사연을 전했다.
A씨는 글에서 “결혼을 하면 여자가 포기하고 희생해야 하는 것들이 늘어나고, 사실 여자가 결혼해서 좋을 게 별로 없다고 생각하면서 컸다”며 “그래서 남편에게 많은 조건을 걸고 결혼했다. 하지만 제가 멍청한 것 같다. 남편은 남편이고 시댁은 또 다른 존재라는 걸…”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남편과 결혼 전 ‘각자의 부모에게 각자 잘하기, 시댁이랑 여행 한 번 가면 친정이랑도 여행 한 번 가기, 아내가 시댁에서 요리하고 설거지한다면 남편도 친정 가서 요리하고 설거지하기, 용돈 각자 드리기’ 등 조건을 걸었다고 설명했다.
결혼 후 첫 명절인 설날엔 시댁에 먼저 갔던 A씨는 이번 추석에는 친정에 먼저 가고 싶어 남편에게 말을 꺼냈다고.
A씨의 말을 들은 남편은 “우리 집은 아들이 하나라 제사 때는 꼭 가야 한다”고 불만스러운 태도를 보였지만, 결국 친정에 먼저 가기로 합의했다고 한다.
하지만 시어머니의 반응은 냉담했다고. A씨는 “시어머니랑 얘기를 나누다가 ‘친정 먼저 가기로 했다’고 말했더니, 시어머니가 갑자기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고 했다.
시어머니는 “네가 시집을 왔으면 시댁의 문화를 따라야 한다”, “너는 시집을 왔으니 이제 제사를 지낼 때 남편과 한 세트인 것처럼 다녀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에 A씨는 “저희는 결혼 전에 이미 이런 부분은 약속하고 결혼했다”고 반박했고, 시어머니는 “시부모님 말을 듣지 않을 거라면 고아랑 결혼했어야지. 남자 집안의 문화를 따르지 않을 거라면 부모가 없는 사람을 만났어야지. 제사를 지내는 집이 아니면 모를까 제사를 지내면 절대 그러면 안 된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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