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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평생 한센인 보듬어… 영원히 기억”

입력 : 2023-10-04 20:31:03 수정 : 2023-10-04 20:5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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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록도 천사’ 마가렛 간호사 추모

9월 29일 선종… 향년 88세
30여년 봉사 이타적인 삶 실천
“신념 하나로 세상에 복음 펼쳐”

“한평생 한센인의 아픔을 어루만지며 이들을 위해 헌신하신 마가렛 피사렉 간호사를 추모합니다.”

 

광주 서구 천주교광주대교구청은 4일 타인에게 헌신하며 살아온 푸른 눈의 ‘소록도 천사’ 마가렛 피사렉의 추모 미사를 했다.

대한간호협회 관계자가 4일 서울 중구 동호로 대한간호협회회관 앞에 마련된 마가렛 피사렉 국민 분향소에서 열린 추모식에서 헌화하고 있다. 뉴스1

이른 아침 대교구청을 찾은 신자, 수녀 등 50여명은 성당 한편에 앉자마자 추모 위령 기도부터 올렸다. 고개를 숙이거나 눈을 지긋하게 감은 이들은 양손을 가지런히 모은 채 한센병 환자들을 돌봤던 마가렛 간호사의 영원한 안식을 기원했다.

 

폴란드 태생인 마가렛 간호사는 오스트리아 국립간호대학을 졸업한 뒤 전남 소록도에서 한센인을 돌보며 30여년간 봉사했다. 차분한 분위기 속에 미사 시작을 알리는 종소리, 오르간 소리가 내부에 울려퍼지자 신자들은 입당 노래를 불렀다. 미사를 집전하기 위해 신부들은 제대 앞으로 향했고, 뒤이어 십자 성호를 그으며 본 미사가 시작했다.

 

신자들에게 강론한 박혁진 신부는 “마가렛 간호사 선생은 신념 하나로 세상에 복음을 펼쳤다”며 “자신의 삶을 하나님과 한센인에게 공헌한 인물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여러 핑계를 대며 망설이는 삶을 사는 우리들과는 다르다”며 “우리들도 삶에 방해되는 것들을 놓고 주님을 따르는 삶을 살아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날 미사는 위령 기도까지 포함하면 오전 9시부터 한 시간 동안 거행됐다. 공식 추모 미사는 아니지만, 소식을 접한 일부 신자들이 성당을 찾아 마가렛 간호사의 넋을 기렸다.

 

2005년 건강이 나빠지자 섬사람들에게 부담을 주기 싫다는 편지를 남기고 함께 봉사했던 동료 간호사 마리안느 스퇴거와 함께 오스트리아로 귀국했다. 이후 지난달 29일 대퇴골 골절 수술 중 88세의 일기로 선종했다.


광주=한현묵 기자 hansh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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