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급 기후변화…뜨거운 욕조와 같아” 아마존강 돌고래 100여 마리 떼죽음

테페호수서 강돌고래 100여 마리가 떼죽음을 당했다. WWF 홈페이지 캡처

기후변화로 브라질 아마존강에서 강돌고래 100여 마리가 떼죽음을 당했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사회기구 마미라우아 지속가능발전연구소(IDSM) 보도를 인용해 최근 테페호수에서 강돌고래 100여 마리 사체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테페호수는 브라질 아마조나스주 마나우스에서 서쪽으로 약 520㎞ 떨어진 곳이다.

돌고래의 집단 폐사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브라질 전역을 휩쓴 폭염과 가뭄 등 이상기후와 관련 있다고 판단했다.

아양 플레이스시망 IDSM 연구원은 “9월28일 오후 6시 기준 테페 호수 수온은 섭씨 39도를 웃돌았다”며 “이는 엄청나게 뜨거운 수준이다. 수온이 37도를 넘을 경우 사실상 ‘뜨거운 욕조’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마존강 수심은 지난 2주간 하루 30㎝씩 급격히 얕아지고 있다. 엘니뇨 현상이 동반된 가뭄 탓인데 브라질 국립기상연구소에 의하면 9월 테페 지역 강우량은 평년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아마조나스주에 거주하는 영국 출신 연구원 다니엘 트레지드고는 “지난 한 달 테페는 마치 공상과학(SF) 기후변화 시나리오 같았다”며 “한 마리의 죽음을 알게 되는 건 그저 슬픈 일이지만 가뭄으로 100여 마리의 사체를 무더기로 봐야만 한다는 건 비극”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핑크돌고래로도 불리는 강돌고래는 멸종 위기종으로 강의 수질을 나타내는 일종의 지표 역할을 해 왔다. 특히, 아마존에서 서식하는 강돌고래는 길이 2∼2.5ｍ, 무게는 85∼185㎏에 달해 강돌고래 가운데 가장 큰 종으로 알려졌다.

정경인 온라인 뉴스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