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활용한 디자인 공모전 수상작들도 선보여
조선시대 경북에서 전국으로 뻗어나간 내방가사가 현대 대구 경북 여성들의 필치로 되살아났다.
한국국학진흥원(원장 정종섭)은 한글날을 맞아 4일부터 오는 9일까지 경북도청 동락관에서 제1회 내방가사 한글 서예 전시 ‘내방가사 아름다운 한글 서예와 만나다’와 한글 활용 디자인 공모전 전시를 연다.
내방가사는 경북 여성들이 조선 후기부터 현재까지 향유해오고 있는 고전시가의 한 장르다. 여성들이 공동으로 창작하고 낭송하면서 기록한 여성들만의 문학이다. 지난해 4월에는 아시아 태평양 기록유산으로 등재되기도 했다.
이번 전시는 한국국학진흥원이 소장한 내방가사 가운데 문화사적, 문학적 의미가 큰 작품을 선정해 대구 경북 여성서예가의 현대적 필치로 필사한 작품들로 구성됐다. 대작 1점과 족자형 42점을 만나볼 수 있다. 역대 내방가사 서예 전시 가운데 최대 규모다.
‘조손별서’는 상해임시정부의 초대국무령이었던 석주 이상룡의 부인 김우락이 지은 작품이다. 만주로 망명하면서 딸과 손녀를 못 잊어 안타까운 마음을 편지 형식으로 담고 있다. 8명의 서예가가 참여해 새롭게 완성한 8폭(70㎝×200㎝×8)의 대작이다. 족자 작품의 평균 길이도 9m에 달한다.
한국국학진흥원은 제2회 한글 활용 디자인 공모전 ‘어제 ᄒᆞᆫ글, 오늘 디ᄌᆞ인과 ᄉᆞ맛다’의 수상작 및 본심작 45점을 선보이는 전시도 함께 진행한다. 대상을 받은 황영채 디자이너의 ‘한글 젠가’는 한글 금속활자에 착안한 작품이다. 아이디어 부문 금상 ‘한글의 풍경소리’, 은상 ‘마음을 심는 신발’, ‘백성의 꿈을 피우는 한글 화분’도 한글을 활용한 아이디어가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국국학진흥원은 수상작의 제품 출시가 가능하도록 생산업체와 제작자 사이에서 징검다리 역할도 할 계획이다. 한국국학진흥원 관계자는 “이를 통해 옛 한글 문화를 전승하고 한글이 지닌 디자인적 가치에 주목해 새 시대에 맞는 산업화 자원으로 활용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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