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권 판매인이 로또 용지 없이 ‘인증숫자’만을 이용해 다른 사람의 당첨금을 훔쳤다.
19일 오후 조선닷컴은 유튜버 허팝(35·허재원)의 로또 당첨금을 훔쳐간 범인이 복권 판매인이라고 밝혔다.
로또 복권 운영사 동행복권 관계자는 조선닷컴과 통화에서 “허팝 영상이 올라온 후 자체 조사에 착수했다”며 사건의 전말을 이야기했다.
동행복권 측은 “화성시에 있는 복권판매점의 폐쇄회로(CC)TV를 확인한 결과 판매인이 고의로 유튜브 영상에 노출된 당첨티켓(로또 용지) 번호를 입력해 당첨금을 지급 처리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해당 판매점의 행위는 계약 위반 사항으로 수사기관에 고발 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비슷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판매 계약자들에 대한 교육과 관리를 강화할 계획”이라면서 “복권 구매자들도 구매한 당첨복권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시해 당첨 복권의 정보가 타인에게 노출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를 당부드린다”고 요청했다.
복권판매점의 4등(5만원)과 5등(5000원) 당첨금은 원칙적으로 ‘로또 당첨 용지’를 판매점 단말기에 인식시켜 당첨 여부를 확인한 다음에 지급해야 한다.
다만, 로또 용지가 상당 부분 훼손됐다면 용지 하단에 있는 28개 ‘인증숫자’를 입력하는 방법으로 당첨금을 지급할 수 있다. 이 사실을 아는 이들은 복권판매점 관련자를 제외하고는 많지 않다.
허팝은 로또 용지를 유튜브 영상에 그대로 노출했고, 이를 본 복권 판매인이 허팝의 로또 ‘인증숫자’를 이용해 당첨금을 챙긴 것이다.
앞서 지난 3일 허팝은 “로또 1000만원어치를 사서 과연 얼마에 당첨되는지 실험해 보겠다”는 영상을 올렸고, 이후 17일 영상에서 “1000만원어치 산 로또가 총 176만원에 당첨됐다. 로또 5등 222개, 로또 4등 13개 등으로 주변 복권판매점에 다니면서 돈으로 바꾸겠다”고 알렸다.
그런데 하나의 로또 당첨 용지(5등)에서 문제가 생겼다. 여러 복권 판매점에 들려도 “이미 돈으로 바꿔 간 로또”라는 말을 들은 것이다.
허팝이 복권 고객센터를 통해 지난 4일 오후 2시36분40초 한 복권판매점에서 누군가 당첨금을 수령한 사실을 알게 됐다. 이에 해당 매장에 연락을 취해 자초지종을 물었다.
허팝은 “용지의 QR(큐알)코드나 바코드로 매장에서 로또 종이를 인식한 다음 돈을 지급하는 구조인데, 종이가 훼손될 시 복권에 적혀있는 인증 숫자를 매장에 전달해 돈을 받아 간다더라”며 “그 과정에서 숫자를 잘못 입력했거나 마음대로 입력한 숫자가 내 로또의 고유번호와 일치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해당 복권판매점에서는 “오류가 있었던 것 같다“며 허팝의 계좌로 당첨금 5000원을 바로 입금해 줬다.
그러나 허팝은 “다른 복권판매점들에 문의한 결과 로또 당첨 시에는 해당 용지를 기계에 넣어 자동으로 당첨 여부를 인식하는 구조라더라“며 어딘가 찜찜한 기분을 감추지 못했다.
당시 누리꾼 일부는 “다른 사람이 숫자를 우연히 잘못 입력해 당첨금을 수령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용지 없이는 5000원일지라도 당첨금을 못 받아 간다. 명백히 범죄”라고 언급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