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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준 서호철… 생애 첫 가을야구서 ‘그랜드슬램’

입력 : 2023-10-19 22:47:29 수정 : 2023-10-20 01:4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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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위 NC, 와일드카드 1차전 두산에 14-9 승

4회 말 0-3 상황서 만루포 작렬
6타점 쓸어 담으며 팀 승리 견인
올 시즌 잇따른 부상 악재 ‘훌훌’

NC, 22일 SSG와 준플레이오프

효천고 야구부 서호철(27)을 주목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야구선수로는 크지 않은 179㎝의 키에 왜소한 체격, 여기에 부족한 수비까지. 함께 야구를 했던 동기들이 하나, 둘 프로야구선수가 될 때 서호철은 대학에 진학할 수밖에 없었다.

19일 경남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이날 역전 만루홈런을 친 NC 서호철이 MVP에 선정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호철은 포기하지 않았다. 강점인 타격을 가다듬으면서 꾸준히 몸을 키웠다. 이런 서호철은 마침내 프로 무대에 진출하게 됐다. 2019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9라운드 87번째로 NC에 호명됐다. 서호철은 2020시즌 꿈에 그리던 1군 무대에서 2경기에 나섰지만 8타석에서 삼진 2개를 당한 뒤 상무에 입대했다. 서호철은 상무에서 가능성을 뽐냈다. 2021시즌 퓨처스리그에서 250타수 97안타 타율 0.388로 타격왕을 차지했다. 2022시즌부터 본격적으로 1군 무대에서 활약하기 시작한 서호철은 올 시즌부터 서서히 자리를 잡아가기 시작했다. 서호철은 114경기에서 타율 0.287을 기록했지만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중요한 순간 부상이 발목을 잡아서다. 4월에는 SSG 마무리투수 서진용의 투구에 머리를 맞고 쓰러져 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달 24일에는 두산 김강률 투구가 서호철 코를 때렸다. 자칫 가을야구를 겪지 못할 위기에서 서호철은 돌아왔다. 몸 상태를 서서히 끌어올리며 자신의 첫 가을야구를 준비했다.

많은 사연을 품은 서호철이 생에 첫 가을야구인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의 주인공으로 우뚝 섰다.

서호철은 19일 경남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에서 6타점을 쓸어담으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서호철의 활약에 이날 NC는 두산을 14-9로 물리치고 준플레이오프(준PO·5전3승제)에 진출했다. 준PO 1차전은 22일 인천 랜더스필드에서 열린다.

시즌 막판까지 숨 막히는 순위 싸움을 펼쳤던 4위 NC와 5위 두산은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3일 앞둔 16일 각 팀을 대표하는 에이스인 에릭 페디와 라울 알칸타라를 앞세워 각각 KIA와 SSG를 상대했다. 하지만 페디와 알칸타라는 팀을 승리로 이어주지 못했고, 두 팀은 결국 에이스 투수 없이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NC는 외국인 투수 태너 털리를, 두산은 곽빈을 내세웠다.

19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3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두산 베어스 대 NC 다이노스 경기. 8회 말 2사 1,2루 때 NC 김형준이 홈런을 치자 NC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태너는 3회까지 매 이닝 1실점을 하며 페디의 빈자리를 채우지 못했다. 하지만 곽빈은 3회까지 1안타 무실점으로 완벽하게 두산 타선을 묶었다. 이런 곽빈을 무너트린 건 서호철이었다. 서호철은 팀이 0-3으로 끌려가던 4회말 2사 만루에서 곽빈의 시속 149㎞ 직구를 받아 좌측 담장을 넘기는 그랜드슬램을 터트렸다. 서호철이 포스트시즌 데뷔전에서 친 첫 만루홈런이자 2015년 와일드카드가 도입된 이후 처음으로 나온 그랜드슬램이다. 역대 포스트시즌에서도 만루홈런은 서호철을 포함해 단 17차례 밖에 나오지 않았다. 흔들린 곽빈은 다음타자인 김형준에게도 시속 137㎞ 슬라이더를 던지다 다시한번 좌월 솔로포를 얻어맞고 고개를 숙였다.

경기 전 “곽빈이 버텨야 이길 수 있다”던 이승엽 두산 감독은 선발투수를 내릴 수밖에 없었다. 곽빈은 결국 3.2이닝 5실점한 뒤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내가 MVP” NC 서호철이 19일 경남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2023 KBO리그 와일드카드 결정전 두산과 경기 4회말 2사 만루 상황에서 만루 홈런을 친 뒤 기뻐하고 있다. 창원=연합뉴스

서호철의 활약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서호철은 NC가 6-5로 앞서던 7회 1사 만루상황에서도 2타점 2루타를 때리며 6타점 경기를 완성했다. 서호철이 기록한 6타점은 와일드카드 역대 최다타점이다. 이날 맹활약한 서호철은 와일드카드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되는 기쁨도 누렸다. 한편 NC 젊은 포수 김형준도 이날 두 개의 홈런포와 함께 4타점을 올리며 존재감을 보였다.


창원=정필재 기자 rus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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