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청 신청사 건립 지연 문제를 두고 현직 국회의원과 전 대구시장이 격돌했다.
내년 총선에서 권영진 전 시장이 신청사 건립 추진을 매개로 대구 달서병에 출마할 것으로 알려지자 현 김용판 국민의힘 의원(대구 달서병)이 국정감사에서 공개 비판에 나섰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23일 대구시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대구 신청사 건립 추진과 관련 “권영진 전 대구시장이 달서구민들에게 속죄해야 한다”며 공객적으로 저격했다.
김 의원은 “옛 두류정수장이 신청사 건립 예정지로 결정된 이후 토지 거래 허가 지역으로 들어가 버려 만 4년째 불이익을 받고 주변이 우범지역이 됐다”고 주장하면서 "권 전 시장이 코로나19 당시 1370억원 가까이 유용했다”고 밝혔다.
홍준표 시장도 김 의원을 거들었다. 홍 시장은 “옛 두류정수장 터가 아닌 다른 유휴 부지 5곳을 매각해도 신청사 재원을 마련하기가 어렵다”며 “신청사 적립대금으로 한 2000억원을 적립있했는데 권 전 시장이 대구시민들에게 10만원씩 2400억원을 뿌려버렸다"고 말했다.
권 전 시장도 이날 오후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옛 두류신청사 건립이 늦어지는 책임을 전임 시장 탓으로 돌리는 뜬금없고 한심한 발언을 했다"고 맞불을 났다.
권 전 시장은 "마치 신청사 건립기금을 모두 재난지원금으로 사용한 것처럼 말하는 것은 가짜뉴스에 다름 아니다"며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인 대구 시민들이 마른 수건을 짜는 심정으로 예산을 조달해 재난 지원금을 드린 것을 신청사 건립 지연의 핑계로 삼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그는 "빚내서 청사를 지을 시장이 누가 있겠나? 해마다 필요한 건립 예산을 편성해서 지으면 된다"며 "대구시 예산 규모가 10조 원을 넘어선 만큼 지역 국회의원이 노력하고 시장의 의지만 있다면 재원을 못 마련할 이유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동안 홍준표 시장의 눈치만 살피다가 신청사 건립을 무산시킬 위기에 빠트렸던 김 의원이 이제 와서 자신의 지역구에 신청사라는 큰 선물을 준 전임 시장을 비판하고 건립 지연의 책임을 전가하려는 것은 참으로 배은망덕하고 비열한 짓"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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