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푸산취안 중산산, 재산 83조원… 3년 연속 1위
황정 핀둬둬 창업자, 테무 덕 재산 59% 증가
90년 이후 출생 억만장자 19명… 자수성가는 3명
중국 ‘국민생수’ 농푸산취안의 중산산 회장이 3년 연속 중화권 최고 부호 자리를 지켰다. 전자상거래 업체 핀둬둬를 창업한 황정 최고경영자(CEO)는 가장 많은 재산 증가를 기록했다.
매년 기업인 재산 순위를 조사해 중국의 포브스로 불리는 후룬연구소의 후룬바이푸는 24일 개인 재산이 50억위안(약 9200억원) 이상인 기업가 1241명의 순위를 발표했다. 후룬바이푸에 따르면 지난해에 비해 재산 변동이 거의 없었던 중 회장은 4500억위안(약 83조원)의 재산을 기록하며 3년 연속 중국 최고 부호 자리에 올랐다. 후룬바이푸는 중 회장이 3년 간 자산을 안정적으로 유지했고, 농푸산취안이 지난해 후룬연구소가 선정한 500대 기업 중 상위 15안에 드는 등 기업의 성과도 뛰어났다고 설명했다.
증가폭이 가장 컸던 황 CEO의 재산은 전년 대비 59%(1000억위안) 급증한 2700억위안(약 50조원)으로, 순위도 지난해보다 7계단 껑충 뛴 3위에 올랐다. 핀둬둬의 해외 버전인 테무(Temu)가 급성장한 것이 효자 노릇을 했다. 박리다매 전략으로 주로 저가의 제품을 판매하는 테무는 미국에서 애플리케이션(앱) 다운로드 순위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황 CEO의 뒤를 이어 마화텅 텐센트 CEO, 차이호위 미호요 공동창업자, 딩레이 넷이즈 CEO 등 게임 산업에 종사하는 기업가 3명이 높은 재산 증가를 보였다. 이밖에 엔비디아 파트너사인 대만 콴타컴퓨터 린바이리 회장 가족 등도 재산이 크게 늘었다.
지난해 명단에 포함됐던 기업가 중 179명은 올해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올해 새로 리스트에 진입한 기업가는 115명이었는데, 이는 19년 만에 가장 적은 숫자라고 후룬바이푸는 설명했다.
리스트에 오른 기업가들의 평균 연령은 59세로, 지난해보다 한 살 더 높아졌다. 40세 미만 기업가는 101명으로 지난해보다 7명 늘었으며, 이 중 39명이 여성이었다. 90년 이후 출생자를 뜻하는 ‘지우링허우’ 부호는 19명으로 전년 대비 2명 늘었는데 이 중 3명은 자수성가로 부를 일궜다. 헤이티를 만든 녜윈천(32)이 85억위안(약 1조5600억원)의 재산을 기록했고, 매너커피피 공동창업자 루젠샤(30)와 인적자원 서비스회사 ‘딜’의 왕슈오(33) CEO가 뒤를 이었다.
홍콩·마카오, 대만 기업가는 142명이었다. 이 중 대만 출신이 82명으로 지난해보다 3명 늘었고, 홍콩·마카오 출신은 60명으로 전년 대비 1명 줄었다. 이들 지역에서는 16명의 기업가가 100위권에 포진했다.
여성 기업가의 비율은 25.4%로 지난해(26.7%)에 비해 1.3%포인트 감소했고, 창업 멤버가 아닌 전문 경영인은 전체의 2%를 차지했다. 명단에 오른 기업가 중 81명은 제14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대의원 또는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전국위원회 위원으로, 지난해보다 26명 줄었다.
부동산 부문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부동산 개발 업체 완다그룹의 왕젠린 회장 일가는 가장 큰 폭으로 재산이 감소한 부호로 꼽혔다. 또 이날 발표된 블룸버그통신의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중국 부동산 위기의 상징이 된 헝다의 쉬자인 회장은 억만장자 대열에서 이탈했다. 2017년 420억달러(약 56조5000억원)로 아시아 2위 부호에까지 올랐던 쉬 회장의 재산은 98%나 감소해 9억7900만달러까지 떨어졌다. 보통 억만장자는 재산이 10억달러를 넘는 사람을 뜻하는데 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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