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집권 1·2기에 총리로 중국 경제정책을 총괄한 리커창 전 총리가 27일 사망했다. 향년 68세.
중국중앙(CC)TV는 “리커창 동지에게 26일 갑자기 심장병이 발생했고, 27일 0시10분 상하이에서 세상을 떠났다”며 “부고를 곧 낼 것”이라고 이날 밝혔다.
2013년 원자바오의 뒤를 이어 제7대 중국 국무원 총리가 된 리 전 총리는 10년 간의 임기를 보내고 지난 3월 후임자 리창 총리가 선출되며 퇴임했다. 퇴임 6개월 만인 지난 9월에는 공개활동에 나서는 등 건강한 모습도 보인 바 있다.
1955년 안후이성 허페이시에서 출생한 리 전 총리는 태자당인 시 주석과 달리 후진타오 전 주석과 같은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출신이다. 1976년 중국공산당에 입당했고 북경대학교에서 법학 학사와 경제학 석사·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공청단 제1서기와 허난성 당위원회 서기 겸 성장, 랴오닝성 당위원회 서기 등을 거쳐 2007년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이 됐다. 그는 중국공산당 내 주요 파벌인 공청단계를 대표하는 인물로, 당 내에선 비슷한 연배 가운데 가장 먼저 두각을 나타냈으며 2008년부터 국무원 부총리를 지냈다.
한때 시 주석의 경쟁자이기도 했던 리 전 총리는 재임 시절 시 주석 1인 체제가 공고화한 뒤에도 민생과 경제 활성화를 위해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며 중국 민중들의 호응을 얻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2020년 “중국인 6억명의 월 수입이 1000위안(약 18만원)에 불과하며 집세를 내기조차 힘들다”며 임시로 노점상을 합법화해 단기적으로 빈민층에게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다는 해결책을 제시했다. 이후 노점상이 크게 늘었지만 베이징 등에서 노점상 단속이 강화되며 시 주석과 리 전 총리의 갈등설이 불거진 바 있다.
리 전 총리는 지난해 “방역이 더 이상 경제를 망쳐서는 안 된다”며 제로 코로나 정책을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4월 중국의 경제수도 상하이 등이 전면 봉쇄되자 “과도한 방역으로 물류가 차질을 빚고 농업 인력과 농자재 이동 통제로 곡물 수확이 방해받아서는 안 된다”고 소신발언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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