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 성읍마을 일대서 3일간 개최
제주살이 옛모습 현대적으로 되살려
조선시대 제주 성산읍 시흥리에서 서귀포 법환동까지 아우르는 정의현의 중심지였던 서귀포시 표선면 성읍마을에서 정의현성 600주년을 기념하는 축제가 열린다. 성읍1리 마을회와 성읍민속마을보존회는 3∼5일 제29회 성읍민속마을 전통민속 재현축제 ‘600년의 역사 일천년의 미래’를 개최한다고 1일 밝혔다.
세종 5년(1423년) 제주 성읍마을에 현청이 들어선 이래 조선말까지 약 500년 동안 정의현 소재지였으며, 올해 정의현 도읍지 600년을 맞는 성읍마을에는 성곽을 비롯해 동헌으로 쓴 근민헌과 명륜당, 대성전이 남아있다.
특별히 올해는 1702년 제주목사로 부임한 이형상 목사가 제주의 각 고을을 순력하는 행사 장면을 그린 화첩 탐라순력도를 참고 삼아 제주목사가 정의현을 시찰하기 위해 행차하는 모습을 재현한다.
개막식이 열리는 4일 지금의 도지사 격인 제주목사 시찰 행렬이 정의현성에 도착하고, 취타대가 앞서며 길을 열고 군사와 아전들이 제주목사를 호위하는 제주목사 순력행차가 볼 만하다.
이와 함께 정의현성에서 조련과 제반사항을 점검하는 ‘정의조점’, 정의현성에서 치러진 노인잔치 광경을 담은 ‘정의양로’, 활쏘기 시험 장면이 담긴 ‘정의강사’를 현대적으로 되살린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축제 첫째 날인 3일 도축문화 재현, 공방 체험, 전통혼례 재현, 민속문화 재현 공연 리허설, 표선면민의 날(표선면 동아리 경연대회)이 열린다. 도축문화 재현에서는 정성스레 기른 도새기(돼지)를 잡아 모두 고루 나눌 음식을 장만하는 결혼 잔치 풍습을 보여준다.
둘째 날에는 민속문화 재현 공연, 제주목사 순력 행차에 이어 개막식이 열린다. 이어 트로트 가수 박서진과 요요미의 축하공연이 펼쳐진다.
성읍리 주민들의 ‘조팟 볼리기’(조밭 다지기), ‘검질매기’(김매기), 마당질(도리깨기) 등 농경생활과 힘찬 노동요를 공연으로 되살린다.
마지막날인 5일 도내 청소년 12팀이 참가하는 ‘요망진 아이돌’ 경연대회, 도내 중장년 동아리 12팀이 참가하는 ‘잘해사주 아직은 청춘이여’ 경연대회가 시선을 끈다. 민속공연, 취타대 연주, 제주민요, 정의현성 600주년 기념 콘퍼런스도 열린다.
김철홍 대회장은 “근현대사의 굴곡과 개발의 속도에 밀려 제주목과 대정읍의 옛 흔적을 찾기 어려운 지금, 제주에서 역사와 문화를 지켜오고 있는 유일한 곳이 성읍마을”이라며 “정의현성 600주년을 맞아 의미와 가치를 알리고 전통과 문화가 사람을 통해 지켜지고 이어지고 새로워지는 미래를 열어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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