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퀄스’ 고영표의 완벽투와 배정대-문상철의 홈런포로 벼랑 끝에서 탈출한 KT 이강철 감독이 4차전 승부수를 던졌다. 1차전 선발이었던 윌리엄 쿠에바스의 3일 휴식 후 4차전 선발 등판이다.
KT는 2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3 KBO리그 플레이오프(5전3승제) 3차전에서 선발 고영표의 6이닝 무실점 호투와 2회 터진 배정대의 선제 결승 투런포와 7회 나온 문상철의 쐐기포를 앞세워 NC를 3-0으로 이겼다. 홈인 수원에서 열린 1,2차전에서 내리 패하며 탈락 위기에 몰렸던 KT는 이날 승리로 한숨을 돌렸다. 3일 열리는 4차전에서도 승리하면 승부를 5일 홈인 수원에서 열리는 5차전까지 끌고가며 ‘리버스 스윕’을 달성할 수 있다.
경기 뒤 승장 자격으로 인터뷰실에 들어선 이강철 감독은 “지면 끝나는 경기에서 고영표 선수가 부담감을 이겨내고 잘 던져줬다. 고영표에 이어 나온 손동현과 박영현, 김재윤까지 불펜투수들도 자기 공을 잘 던져줬다”면서 “타선에서 1회 찬스가 무산되어 팀 전체 분위기가 다운될 뻔 했는데, 배정대 선수가 투런포를 쏘아올려줘서 분위기를 가져올 수 있었다. 7회 나온 문상철 선수의 홈런은 불펜투수들이 조금 더 여유를 가지고 던질 수 있게 해줬다. 오랜만에 우리팀다운 야구를 했다”고 총평했다.
경기 전 4차전 선발이 누구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오늘 경기 이기면 알려주겠다. 꼭 4차전 선발을 알려줄 수 있게 됐으면 좋겠다”라고 답했던 이강철 감독은 4차전 선발로 쿠에바스를 예고했다. 쿠에바스의 4차전 선발 등판은 1차전이 끝나고 바로 결정된 것이었다. 이 감독은 “1차전이 끝나고 쿠에바스에게 곧바로 4차전을 준비하라고 얘기해뒀다. 2차전을 진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기에 4차전에 쿠에바스를 낼 생각으로 준비한 선발 운영이다. 쿠에바스가 1차전에서 75구를 던지긴 했지만, 4차전 선발 제안에 본인도 OK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경기 전에 4차전만 가면 우리가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얘기한 것은 1차전에 쿠에바스가 패전투수가 되긴 했지만, 공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었다고 봤기 때문이다. NC의 4차전 선발 송명기보다는 쿠에바스가 더 우위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1,2차전에서 오랜 만의 실전에 수비 집중력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던 KT는 이날은 완벽한 수비력을 자랑했다. ‘불혹의 2루수’ 박경수는 몸을 날려 상대의 안타성 타구를 잡아냈고, 포수 장성우는 김주원의 도루를 저지해내며 고영표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이 감독은 “선취점을 내서 경기를 리드하게 되면 수비가 더욱 강화된다. 모처럼 우리팀다운 야구를 한 것 같가 기분 좋다”라고 답했다.
이 감독은 지면 탈락인 부담스런 상황에서 팀의 운명을 짊어지고 마운드를 책임진 고영표를 치켜세웠다. 그는 “(고)영표가 공백이 길었기 때문에 2패 상황에서 나가게 되어 더욱 부담되고 힘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오늘 정말 ‘고영표답게’ 본인의 피칭을 잘 해줬다”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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