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서 병원 입원치료 중 도주해
교정당국, 1시간 지나 늑장 신고
지인·동생 접촉후 서울·경기 오가
당고개·창동·노원 등 지하철 활보
특수강도로 수감된지 이틀 만에
키 175㎝·몸무게 83㎏ 체격 건장
법무부, 현상금 500만원 내걸어
특수강도 혐의로 서울구치소에 수용 중이던 김길수(36·사진)가 병원 치료를 받다가 도주해 당국이 이틀째 그의 행방을 쫓고 있다. 교정 당국은 현상금 500만원을 내걸었다. 경찰과 교정 당국은 경기 북부로 이동했던 김길수가 서울로 진입한 것으로 파악했다. 그가 마지막으로 포착된 곳은 서울 서초구 반포동 서울고속버스터미널로, 고속버스를 타고 다른 지역으로 이동했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수색할 전망이다.
법무부는 5일 김길수 검거에 결정적 제보를 하는 사람에게 현상금 500만원을 지급하고 신원을 보장한다고 밝혔다. 법무부에 따르면 김길수는 키 약 175㎝, 몸무게 83㎏ 상당의 건장한 체격이다. 전날 오후 4시44분 도주 중 폐쇄회로(CC)TV에 포착된 모습을 보면 베이지색 상·하의와 검은색 운동화, 흰색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오른쪽 가르마를 탄 앞머리는 비교적 길어 이마를 덮을 정도다. CCTV 포착 이후 옷을 갈아 입거나 안경을 착용하는 등 변장 가능성도 있다.
김길수는 경기도에서 지인과 동생을 만난 후 서울로 진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도주 당일인 전날 오후 서울 지하철 4호선 당고개역, 창동역, 노원역 등 노원구 일대에서 포착됐다. 오후 6시20분쯤에는 지하철 7호선 뚝섬유원지역에서 하차했고 같은 날 밤 고속터미널역에서 마지막으로 포착됐다. 고속버스를 타고 지방으로 이동했는지는 아직 파악되지 않은 상황이다.
앞서 김길수는 지난 9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은행보다 싸게 환전해주겠다”는 글을 올린 후 이를 보고 7억4000여만원을 들고나온 피해자에게 호신용 스프레이를 뿌려 현금 가방을 빼앗아 달아난 혐의(특수강도)로 체포돼 지난달 30일 구속됐다.
지난 2일 서울구치소에 수용된 그는 경찰서 유치장에서 플라스틱 숟가락 손잡이를 삼켜 수용 당일 저녁 경기 안양시의 한 병원으로 옮겨졌다. 사흘간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았지만, 전날 오전 6시20분쯤 화장실을 이용하다 탈주했다. 김길수는 화장실을 가겠다며 수갑을 풀어줄 것을 요청했고 화장실 이용 중 병원 직원복으로 갈아입은 뒤 도주했다. 교정 당국은 도주 이후 약 1시간이 지난 오전 7시20분쯤에서야 경찰에 신고했다.
김길수는 병원에서 1㎞ 떨어진 안양 범계역 근처에서 택시를 탄 뒤 오전 7시47분쯤 의정부역 인근의 한 상가 주차장에서 하차했다. 택시에서 내린 뒤에는 30대 여성이 요금을 대신 결제했다. 김길수는 다시 택시를 타고 주민등록상 거주지인 경기 양주시 양주역 부근으로 이동해 친동생을 만난 후 버스를 타고 덕정역 부근으로 이동했다.
당국은 김길수가 도주 중 추가 범행을 일으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총력을 기울여 수사 중이다. 그는 2011년 20대 여성을 2회에 걸쳐 강간해 특수강도강간죄 등으로 징역 6년을 선고받은 전력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길수의 검거가 지연되면서 교정 당국의 계호와 초동대처가 미흡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배상훈 우석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빨리 신고해 기동타격대가 붙었으면 택시를 타고 이동하던 중 잡았을 것”이라며 “도주자의 심리를 파악해 대처해야 한다”고 했다. 당국은 김길수를 먼저 검거한 후 당시 관리·감독이 적절했는지 조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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