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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2005 LG의 1차 지명 선수들이자 ‘탈LG효과’의 대명사 박경수-박병호, 친정팀의 29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 저격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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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11-07 12:57:13 수정 : 2023-11-07 12:5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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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KT의 야수진을 이끄는 최고 선참인 박경수(39)와 박병호(37)에겐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둘은 서울 성남고 2년 선후배 사이이며 둘 다 고교 시절부터 최고 유망주로 이름이 높았다. 박경수는 공수주를 겸비한 유격수로 ‘제2의 이종범’이란 수식어가 붙어 다녔다. 박병호는 고교 야구 최초로 4연타석 홈런을 기록하며 프로에서도 최고의 거포가 될 것이란 평가를 받았다. 이런 잠재력을 높이 산 LG는 2003년 신인 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박경수를, 2005년엔 박병호를 지명했다.

 

그러나 두 선수는 LG에서 아마추어 시절의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다. 프로에서 2루수로 전향한 박경수는 수비는 괜찮았지만, 방망이가 문제였다. 2003년부터 2014년까지 단 한 번도 100안타도, 두 자릿수 홈런도 기록하지 못했다. 박병호 역시 매시즌 시작 전엔 ‘이번엔 터지겠지’라는 기대를 받았지만, 극악의 컨택 능력으로 장타력을 보여줄 기회조차 제대로 부여받지 못했다.

LG에서 재능을 제대로 꽃피우지 못한 박경수와 박병호는 LG를 떠났다. 먼저 떠난 건 박병호였다. 박병호는 2011시즌 도중 넥센(現 키움)으로 트레이드됐다. 박경수는 2014시즌을 마치고 획득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으로 KT로 이적했다.

 

LG를 떠난 두 선수는 이적하자마자 거짓말처럼 재능과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이른바 ‘탈LG 효과’(LG에서 부진하던 선수가 LG를 떠나면 기량이 만개하는 현상)의 대표적인 예가 박경수와 박병호다. 

 

먼저 터진 건 박병호였다. 넥센 이적 후 51경기에서 12홈런을 터뜨리며 생애 첫 두 자릿수 홈런을 폭발시킨 박병호는 2012년 31홈런을 생애 첫 홈런왕을 차지하며 MVP를 수상하더니 2013년 37홈런으로 2년 연속 MVP의 영예를 안았다. 2014년 52홈런, 2015년 53홈런까지 4년 연속 KBO리그 홈런왕을 독점하며 슈퍼스타 반열에 올랐다.

 

박경수도 KT로 이적한 첫 시즌인 2015년 22홈런을 터뜨리며 거포 내야수로서의 재능을 뒤늦게 폭발시켰다. 2020시즌까지 6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터뜨렸고, 명불허전의 수비력으로 KT의 2루를 든든히 지킨 박경수는 2021 한국시리즈에선 환상적인 수비력을 뽐내며 MVP에도 선정됐다. 3차전 8회 뜬공 타구를 처리하다 종아리 부분 파열을 당한 박경수가 KT의 우승이 확정되던 순간 목발을 짚고 그라운드로 나와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는 장면은 KT 역사에 두고두고 회자될 만한 장면으로 남아있다.

박병호가 2022시즌을 앞두고 생애 첫 FA 자격을 얻어 KT로 이적하면서 두 선수는 LG에서의 2011시즌 이후 다시 팀 동료가 됐다. 그리고 7일부터 시작된 LG와의 한국시리즈에서 친정팀의 29년 만의 우승 도전을 저격해야 하는 상황이다.

 

박병호는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20타수 4안타, 타율 0.200 1타점으로 부진했다. 그의 상징인 홈런은 없었다. 그러나 이강철 감독은 여전히 ‘4번 타자 박병호’에 대해 무한 신뢰를 보내고 있다. 박병호는 올 시즌 LG전에서 타율 0.352 2홈런 13타점으로 무척 강했다. KT 타선의 중심인 박병호의 홈런포가 한국시리즈 초반 터진다면 플레이오프 5차전까지 가는 혈투를 치른 KT로선 큰 힘을 받을 수 있다. 박경수는 플레이오프 3차전에 수비 도중 내전근 부상을 당해 4,5차전에선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그러나 2년 전 한국시리즈에서 워낙 좋은 모습을 보였기에 선발 출전이 아니더라도 대타, 대수비에서 제 몫을 다 해줄 수 있는 선수다.

 

LG가 애지중지하던 유망주였지만, 이제는 적이 되어 친정팀을 향해 방망이를 겨누는 박경수와 박병호. 과연 두 선수가 KT를 2년 만에 한국시리즈 챔피언에 올려놓으며 친정팀을 울릴 수 있을까. 이번 한국시리즈를 지켜볼 또 하나의 관전포인트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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