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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물로 오인' 로봇 집게 오작동… 시험운전 작업자 사망

입력 : 2023-11-09 06:00:00 수정 : 2023-11-08 19: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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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고성 농산물선별장서
작동 프로그램 수정 중 참변
“AI·로봇 안전장치 확충 필요”

농산물유통센터 선별 작업장에서 산업용 로봇이 작동 프로그램 수정 중 오작동해 작업자가 끼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8일 경찰과 소방에 따르면 경남 고성군 한 농산물유통센터 선별장에서 지난 7일 오후 7시45분쯤 로봇 센서 작동 여부를 확인하던 로봇 업체 직원 40대 A씨가 로봇 집게에 끼이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당시 작업장에서는 컨베이어 벨트에서 포장돼 나오는 파프리카 상자를 다른 컨베이어 벨트로 옮겨 주는 로봇을 재프로그래밍 중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8일 경남 고성군 한 농산물유통센터 선별장에서 로봇팔이 멈춰 서 있는 모습. 7일 이곳에서 프로그램을 재설치 중이던 로봇이 오작동해 센서 작동 여부를 확인하던 로봇 업체 직원이 숨졌다. 경남소방본부 제공

경찰은 산업로봇 설치 과정에서 센서 오류로 직원이 이상 유무를 확인한 후 센서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과정에서 로봇이 오작동해 압착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있다. 사고가 난 로봇은 컨베이어 벨트 주변 바닥에 고정된 상태에서 로봇 팔 1개가 위·아래, 양옆으로 움직이며 작동하는 방식이다. A씨는 농산물 선별 라인과 농산물 선별 기계 구조물 사이에 끼여 있었던 상태였다. 현장에 출동한 소방대원들은 유압 장비를 이용해 선별 기계 구조물을 분리해 A씨를 구조해 병원에 옮겼으나, A씨는 끝내 숨졌다. 경찰은 현장 안전관리 책임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원인과 과실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로봇 기계에 의한 인명사고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지난 3월에도 전북 군산의 한 자동차부품 제조 공장에서 작업자 1명이 산업로봇을 점검하던 중 오작동으로 로봇 기계에 눌려 중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또 지난해 4월에는 경기 평택의 한 음료 생산공장에서 30대 작업자가 컨베이어 벨트와 연결된 산업로봇을 점검하던 중 신체가 끼이는 사고로 사망하기도 했다. 2020년 7월에도 충남 아산의 한 자동차부품 공장에서 산업로봇을 점검하던 40대 작업자가 로봇 팔에 깔려 숨지기도 했다.

사진=뉴시스

산업 현장에서 인공지능(AI)과 로봇의 활용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안전장치가 확충되고 안전의식이 높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원지 창원대 기계공학부 교수는 “통상 로봇에 의한 사고는 정상 작동 중일 때가 아닌 고장이 나서 수리 중일 때 많이 난다. 이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고성=강승우 기자 ks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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