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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유업계 산 역사… 고품질 우유 향한 혁신 선도 [연중기획-K브랜드 리포트]

입력 : 2023-11-15 05:00:00 수정 : 2023-11-15 01:5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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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9〉 서울우유

1937년 낙농인 21명서 ‘경성우유’ 설립
1962년 국내 첫 ‘균질우유’ 가정에 배달
삼각포장 ‘삼각포리’ 만들어 유리병 대체

유통 전 과정 냉장 ‘콜드체인’ 기반 구축
자동화 체계·연구소 설립… 생산 극대화
제조일표기·세균수 1등급 등 품질 향상도
올해 창립 86주년을 맞은 서울우유협동조합은 우리나라 대표 유업체 중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서울우유의 역사가 곧 대한민국 유업계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국내 우유시장에 큰 발자취를 남겼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이 소비자들에게 전폭적인 신뢰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우유 품질 향상을 위한 끊임없는 혁신과 노력 덕분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우유협동조합의 시초는 193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반 기업과 달리 직접 목장을 운영하는 낙농인 21명이 조합을 이뤄 ‘경성우유동업조합’으로 국내 유업계의 역사가 시작됐다. 경성우유 시절 우유 배달은 가마솥에 끓인 뒤 병에 담아 가정에 배달하는 방식이었다. 해방 직후인 1945년 ‘서울우유동업조합’으로 개칭, 본격적인 우유 판매에 나섰다. 1950년 6·25전쟁으로 낙농기반이 붕괴됐을 때에도 낙농 살리기에 앞장섰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은 1961년 유지방 소화를 돕고 지방이 뜨는 부유현상을 없애기 위해 균질기를 도입했고, 이듬해 국내 최초로 선진화된 고급 균질우유를 가정으로 배달했다. 그 시절 선명한 농협 마크와 함께 커다란 글씨로 ‘균질우유’라고 쓰인 목제 상자를 싣고 다니던 우유 배달원의 모습은 서울우유 홍보에도 큰 역할을 했다. 이를 발판 삼아 서울우유협동조합은 근대적 중랑교 공장을 건설하고 최신 유가공 기술을 축적하는 토대를 마련했다.

 

패키지의 경우 현재 널리 이용되는 종이 카톤팩을 우유 용기로 사용하기 전, 유리병을 사용하던 시절에는 1홉(180㎖)들이 유리병을 수입해 썼다. 국내에서 직접 우유병을 생산하기 시작한 것은 위생관념이 자리 잡기 시작한 1960년대 초반 들어서다.

하지만 유리병은 유통 중 파손이 쉽고, 공병회수 어려움으로 생산비용 증가, 세척 과정과 소독 등 위생관리, 무게로 인한 여러 문제점이 많았다. 1972년 ‘삼각포리’라고 불리는 폴리에틸렌 재질의 삼각 포장용기를 처음으로 개발해 우유를 담기 시작한 배경이다. 해당 제품은 학교급식에 주로 공급됐다. 유리병 제품보다 가격이 저렴해 다방, 제과점 등에서도 널리 애용됐다. 마침내 1974년 3월, 커피우유 생산이 시작되면서 지금의 ‘커피포리’가 탄생했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은 제품 개발과 기술 투자에도 적극 나섰다. 1984년 국내 최초로 ‘콜드체인 시스템’을 완비해 목장에서 생산한 우유를 고객이 마실 때까지 중간유통 전 과정을 냉장 상태로 이뤄지도록 해 우유 품질의 고급화 시대를 열었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은 국내 유업계 1위로서 ‘품질 향상’과 ‘신선도’에 초점을 맞췄다. 1975년 용인공장을 설립하면서 우유 생산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 1984년 양주공장, 1989년 안산공장, 2005년 거창공장 역시 우유 생산 단계에 신기술을 적용해 우유 품질 향상에 힘썼다. 2014년 안산 중앙연구소를 준공하고 원유의 품질과 생산성 극대화 방안 연구를 지속했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은 2009년 ‘제조일자 병행 표기제’를 도입, 소비자들이 신선도 높은 우유를 선택할 수 있는 객관적인 기준을 제시했다. 유통기한에만 의존해 우유를 선택하던 방식에서 ‘제조일자표기’라는 한 줄 혁신을 통해 우유의 신선도를 판별할 수 있도록 했다. 일 평균 판매량이 15% 이상 증가하는 등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 ‘제조일자 병행 표기제’를 시행하는 유업체는 국내에서 서울우유가 유일하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은 2016년 3월, 원유의 위생등급을 결정하는 세균수 1A 등급에 체세포수까지 1등급인 두 개의 1등급 프리미엄 우유 ‘나100%’를 출시했다. 세균수 등급이 원유가 얼마만큼 깨끗하게 관리되는지 보여주는 기준이라면 체세포수 등급은 젖소의 건강 상태를 가늠하는 지표라고 할 수 있다. 스트레스나 질병이 없는 건강한 젖소에서만 체세포수가 적은 고품질의 원유를 얻을 수 있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은 체세포수 1등급 원유를 생산하기 위해 서울우유 전용목장에서 생산된 원유만을 등급에 따라 분리 집유하고 있다. ‘나100%’를 통해 ‘품질 고급화 전략’을 시도하며 국내 우유시장을 선도해 온 서울우유협동조합의 노력은 소비자들이 먼저 알아챘다. 시장조사기관 닐슨코리아 자료에 따르면 서울우유협동조합의 우유시장 점유율은 2019년 39.0%, 2020년 43.6%, 2021년 44.2%를 기록하며 현재까지 부동의 1위 자리를 굳건히 하고 있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은 아시아 최대 규모의 종합 유가공 공장인 ‘양주 통합 신공장’을 건립하고 유업계 최초 매출 2조원 달성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이는 문진섭 조합장이 취임하면서 내세운 최우선 목표다. 최근 3년간 서울우유협동조합의 매출액은 2020년 1조7548억원, 2021년 1조8434억원, 2022년 1조9684억원이다. 양주 통합 신공장은 ‘친환경 고효율 스마트 시스템’을 적용해 2022년 1월 기준 일평균 819t의 원유를 수유해 우유, 분유, 연유, 발효유, 버터 등 다양한 유가공품을 생산해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이는 전국 일평균 원유 생산량의 약 15%에 달한다.

2023년도 한국생산성본부가 조사한 산업별 국가브랜드경쟁력지수(NBCI)에서 우유·발효유 부문 1위에 선정돼 14년 연속 1위를 달성했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은 국산 원유 소비 확대를 위해 국산 원유를 활용한 다양한 카테고리의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나100% 그린라벨, 유기농우유, 프로틴우유 등 국산 원유 품질의 신선도와 차별성을 부각해 프리미엄 우유 제품 라인업을 확장했고, 온라인 유통채널의 보편화로 소비 트렌드에 맞춘 온라인 전용 브랜드 ‘클릭유’ 등을 개발했다.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100% 국산 치즈를 원료로 활용한 피자, 브리또, 베이커리 등을 출시하며 신제품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서울우유협동조합 관계자는 “올해 창립 86주년으로 매출 2조원의 유가공업체로 나아가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며 “대한민국 낙농산업의 롤모델을 제시하는 등 끊임없는 혁신에도 중점을 둘 것”이라고 전했다.


정재영 기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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