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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프리즘] 딥테크, 새로운 혁신 성장동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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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11-22 23:11:30 수정 : 2023-11-22 23: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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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내수시장 뒷받침 없어도
기술경쟁력만으로 승부 가능
새 혁신성장 분야 선점 위해
국가적 정책·전략 마련 필요

최근까지 글로벌 성장을 주도한 빅테크 기업들은 소프트웨어의 우수성을 기반으로 아날로그 세상을 디지털화해 변화를 이끌고 혁신을 이루어 왔다. 그 특징을 살펴보면 소프트웨어 중심, 디지털 온리(only), 네트워크 효과를 기반한 비즈니스 모델 혁신에 중점을 두었다. 그리고 이들 모두 실리콘밸리에서 태어나고 성장했기 때문에, 이러한 혁신 성장 방안을 실리콘밸리식이라 부른다. 하지만 이 방식도 성숙기에 접어들고 있어 더 고도화되고 진화된 혁신 성장 방안이 요구된다.

그 이유는 첫째, 소프트웨어가 더 많은 곳에 적용돼 보편화하면 역할이 주도에서 기반과 지원으로 변한다. 마치 모바일이 혁신 성장의 중심이었다가 이제 인프라가 된 것과 마찬가지다. 둘째, 사람은 물리적 존재이기 때문에 디지털 온리에 집중된 혁신도 어느 수준에 이르면 제한될 수밖에 없다. 셋째, 지금의 비즈니스 모델 혁신도 기초 또는 첨단 과학 등 기술적 뒷받침이 되지 않는다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신동형 알서포트 전략기획팀장 ‘변화 너머’ 저자

이는 물리적 기반과 기초·첨단 과학을 중심으로 한 혁신이 기존 방식을 넘어선 새로운 혁신 성장의 방안이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에 딥테크가 실리콘밸리식을 넘어선 4차 혁신 파동으로 주목받고 있다. 1차 혁신 파동은 발명가와 창업가들 중심으로 등장한 1·2차 산업혁명 시기였고, 2차 혁신 파동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정부와 대기업 연구소가 중심이 되어 기초 기술 개발에 집중했던 시기였다. 3차 혁신 파동은 스타트업과 이를 지원하는 VC가 중심이었던 소프트웨어 중심의 실리콘밸리식 혁신 성장 시기였다.

딥테크라는 용어도 기존 소프트웨어 중심의 하이테크와 다른 영역인 생명 과학, 에너지, 청정 기술, 컴퓨터 과학, 재료 및 화학 분야 등 첨단 기술 분야를 분류하기 위해서 고안됐다. 그리고 기존 방식을 넘어선 새로운 혁신 성장 방안을 찾는 창업가, 투자자 및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 국가와 대륙들에 관심을 받으며 더 고도화되고 있다. 특히 딥테크는 1·2차 산업혁명으로 글로벌 혁신 성장을 주도했던 유럽이 미국을 넘어 다시 한 번 재도약을 위해 더 관심을 갖고 투자하고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딥테크는 무엇일까? 4가지 특징으로 정의하는데 첫째, 딥테크는 기초 또는 첨단 과학 기반의 연구 개발을 통해 만들어진다. 그래서 고등교육 기관과 국가 최고 연구기관의 연구실로부터 출발하며 그 생태계가 중요하다. 둘째, 기술 난이도가 높고, 시장 불확실성이 커 긴 개발 기간과 높은 비용이 필요하다. 그래서 셋째, 기술 그 자체보다는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해 나가는 프로세스가 중요하다. 최근 카이스트가 실패 공유 이색주간과 실패연구소를 만든 것도 둘째와 셋째 특징에 맞는 고등연구기관으로 거듭나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넷째, 딥테크는 디지털 온리를 넘어 유형적이고 물리적인 제품과 프로세스를 대상으로 한다. 이러한 특징을 갖는 기술 영역으로 유럽에서는 양자와 관련된 미래 컴퓨팅, 핵융합·분열을 포함한 새로운 에너지, 새로운 인공지능(AI), 우주 기술로 분류하고 있다. 하지만 오늘날 워낙 빠르게 기술이 변화되고 있어 이들 기술 분류는 언제든 변화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러한 딥테크 혁신 성장 방안이 우리 대한민국에 더 큰 의미가 있을 수 있다. 현재 우리는 과학기술 분야에서 신속한 후발자를 넘어서 혁신가 또는 리더로 한 단계 더 올라서야 하는 중요한 시점에 있다. 이미 안착한 체계에서 리더로 올라서기는 쉽지 않다. 이에 새롭게 등장하는 딥테크가 새로운 혁신 성장 동력이자 기회가 될 수 있다. 그 이유는 딥테크는 기술 경쟁력만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승부할 수 있는 매력적인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3차 혁신 파동이 미국과 중국 등 내수시장이 충분히 뒷받침될 때 글로벌도 더 유리한 네트워크 효과가 핵심이기에 우리처럼 내수시장이 불리한 국가는 불리할 수밖에 없다. 딥테크는 내수시장에 매달려 있는 소프트웨어와 AI와는 달리 오로지 기술력으로 수출을 통한 글로벌 리더로 올라선 반도체, 디스플레이, 모바일 산업과 더 닮았다. 따라서 딥테크라는 새로운 혁신 성장 방안을 바탕으로 기술력과 수출을 위한 도약을 할 수 있도록 대한민국식의 정책과 전략이 필요하다.


신동형 알서포트 전략기획팀장 ‘변화 너머’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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