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유치원 등 기존 시설 활용
갑작스러운 야근상황 생겨도 안심
2024년 자정까지 운영→24시간 늘려
부산시교육청은 학부모들의 돌봄 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저녁·야간 돌봄 지원을 늘리고 있다. 올해 9월부터는 농·어촌, 공단 지역을 중심으로 24시간 돌봄센터를 운영 중이다. 도서관이나 학교, 유치원 등의 공간을 활용해 긴급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26일 부산시교육청에 따르면 24시간 돌봄센터는 교육청 직영으로 운영되며, 만 3세 이상, 초등학교 3학년 이하 아동에 대한 야간 돌봄을 제공한다. 최윤홍 부산시 부교육감은 “부산에 농·어촌이나 공단도 많은데 부부가 새벽에 배를 타고 나가는 등 야간·새벽 돌봄이 필요한 가정이 있다”며 “이런 돌봄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24시간 돌봄센터를 개소했다”고 설명했다.
24시간 돌봄센터는 새로 시설을 짓는 것이 아니라 기존 시설을 활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올해 9월 문을 연 1호 센터의 경우 구포도서관의 유아 열람실을 활용한다. 이달 영도구 학생예술문화회관에 2호 센터가, 사하구 유아교육진흥원에 3호 센터가 개소했다. 내년에도 유치원과 초등학교, 도서관 등을 활용해 총 20곳 정도를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부산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유치원 등은 시설만 빌려주고 운영과 인력은 교육청이 알아서 하기 때문에 교사들의 업무 부담은 없다”고 설명했다.
24시간 돌봄센터를 이용하려면 온라인으로 예약해야 하지만, 보호자가 갑자기 야근을 하거나 응급치료를 받는 등 긴급할 때는 예약 없이 센터로 바로 찾아오기도 한다. 보호자가 갑작스럽게 암 진단을 받아 아이를 맡긴 경우도 있었다. 돌봄센터를 찾은 아이들은 교육청의 돌봄 인력과 함께 책을 읽거나 학교 숙제 등을 하며 시간을 보낸다.
매일 이용자가 많은 것은 아니다. 하루 평균 이용자는 0∼3명이고, 이용자가 없는 날도 있다. 부산시교육청은 이용자가 적다고 필요성이 적은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24시간 돌봄센터는 ‘병원 응급실’과 같다는 것이다. 부산시교육청 관계자는 “24시간 돌봄센터는 언제 올지 모르는 아이들을 기다리는 곳”이라며 “학부모들에게 존재만으로도 안심하게 해주는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올해는 시범 운영 중이라 자정까지 운영하지만, 내년부터는 24시간 운영된다. 최 부교육감은 “부산은 시와 교육청 모두 돌봄에 관심이 많다. ‘아이만 낳으면 우리가 키워주겠다’는 것이 공통된 기조”라며 “교육과 돌봄은 별개 영역이란 의견도 있지만, 아이 한 명 한 명의 돌봄을 챙기는 것이 우리의 큰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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