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통공사가 지하철 탑승 시위 원천 봉쇄 방침을 밝힌 다음날인 24일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상임공동대표가 경찰에 체포됐다. 연행 과정에서 박 대표가 휠체어에서 떨어지면서 고통을 호소해 병원으로 옮겨졌는데 전장연과 경찰 입장이 충돌하고 있다.
서울 혜화경찰서는 이날 오전 8시50분쯤 지하철 4호선 혜화역 승강장에서 선전전을 하던 박 대표를 퇴거불응·철도안전법·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체포했다. 박 대표와 전장연 관계자는 이날 오전 지하철 시위에 강경 대응한다는 공사 방침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열었고 이후 경찰에 체포됐다.
연행 과정에서 박 대표는 휠체어에서 떨어져 고통을 호소했고 오전 9시5분쯤 구급차를 타고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으로 이송됐다.
전장연 측은 “지하철 탑승은 하지 않고 경찰과 서울교통공사와 마찰 없이 기자회견만 진행했다”며 “경찰은 박 대표의 휠체어를 옮기며 연행했고 이 과정에서 박 대표가 휠체어에서 바닥으로 떨어졌다”고 주장했다. 또 “경찰이 미란다 원칙 등의 제대로 된 고지도 없었다”고 전했다.
경찰은 “현행범 체포 전 체포자인 기동대 소속 경찰관이 체포 죄명, 체포 이유 및 미란다 원칙을 박 대표에게 고지했다”며 “녹색병원으로 후송되는 구급차 안에서도 동행한 경찰관이 재차 미란다 원칙을 고지했다”고 반박했다.
경찰 체포 과정에서 박 대표가 휠체어에서 떨어졌다는 비판에는 “연행 중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직후 박 대표가 스스로 휠체어에서 내려 바닥에 드러누웠다”며 “박 대표가 통증을 호소하자 구급대원을 요청해 들것에 실어 이동했으며 경찰관이 (박 대표를) 바닥에 끌고 간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병원에 입원했으며 경찰은 병원에서 조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체포되기 전 기자회견에서 박 대표는 “전장연의 지하철 행동은 헌법이 부여한 권리로 장애인 시민권을 부정하는 불의한 권력에 맞서 싸우는시민 불복종운동”이라며 “3년간의 지하철 행동은국가와 지방정부에 헌법과 교통약자법에 명시된 모두를 위한 이동의 자유를 실현하는 장애인 이동권 보장에 대한 예산 요구”라고 주장했다.
전장연은 2021년 1월부터 장애인 이동권 보장, 장애인 권리예산 확보 등을 요구하며 지하철 탑승 시위를 벌이고 있다. 2024년 예산안에 장애인 이동권 등 전장연이 요구하는 예산이 반영되길 요구하며 지난 9월25일로 중단했던 시위를 두 달 만인 지난 20일 재개했다. 그러나 서울교통공사는 전날 전장연 지하철 시위를 원천 봉쇄하겠다는 강경대응 방침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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