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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마당] 국내 ‘대체식품’ 세계 속 먹거리 성장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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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11-30 23:20:11 수정 : 2023-11-30 23: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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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페이스북 등 정보기술(IT) 산업으로 대표되는 실리콘밸리에서 식품 스타트업이 주목받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인 빌 게이츠나 트위터 창업자 비즈 스톤 등으로부터 투자받았다는 기사도 보게 된다.

이들 스타트업은 식물성 원료로 소고기를 대신하는가 하면 콩, 해바라기씨유 등을 원료로 계란과 같은 맛과 향을 낸다. 비타민, 미네랄, 아미노산을 함유한 가루를 개발하기도 한다. 종류는 다양하지만 이들의 공통점은 이전에 없던 새로운 식품원료를 개발한다는 것이다.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

식품에 대한 이런 개념은 비단 최근에 등장한 것은 아니다. 영국 총리를 지낸 윈스턴 처칠은 1932년 펴낸 ‘50년 후의 세계에서’라는 제목의 수필집에서 “50년 뒤에는 닭의 가슴살이나 날개만을 먹기 위해 닭을 기르지 않아도 될 것이다. 대신 우리는 적절한 조건에서 닭의 한 부위만을 별도로 배양할 능력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로부터 80여년이 흐른 2013년, 런던에서 개최된 학회에서 참가자들은 소의 줄기세포로 근육조직을 배양해 만든 실험실 햄버거를 시식하게 된다. 가축 사육을 통해 얻었던 식육, 유제품 등을 대신하여 식물, 곤충, 동물세포를 원료로 개발된 새로운 형태의 식품인 대체식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요즘, 미래를 내다보는 그의 식견이 놀랍다.

식량안보, 탄소배출 감축, 동물복지 등 사회적 문제의 대안으로서, 또한 가치소비와 채식주의 등 소비자의 기호변화와 맞물리면서 대체식품 시장은 2026년까지 매년 약 18% 수준으로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사람의 건강과 밀접한 식품의 특성상 신기술로 만들어진 혁신제품이 시장에 진입하기까지 풀어야 할 과제가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새로운 식품의 안전관리와 성장기반의 첫걸음으로 대체식품에 맞는 규제지원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우선 ‘식품위생법’을 개정해 세포 배양 등 신기술이 적용된 식품원료가 식품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였다. 또한 대체식품의 효율적 관리와 개발지원을 위해 대체식품에 대한 식품 기준을 신설하였다. 특히 세포배양식품에 대해서는 안전성 확보를 위한 평가 방법, 제조 시 사용되는 물질 등에 대한 상세한 기준을 마련해 업계가 시행착오 없이 제품을 개발할 수 있도록 안내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소비자가 대체식품인지를 정확히 알고 선택할 수 있도록 대체식품을 표시하는 방법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공하였다. 뿐만 아니라 식품업계, 학계, 소비자단체 등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는 한편, 싱가포르 등 대체식품의 선도그룹 국가와의 협력도 강화해 나갈 것이다.

전통적인 산업으로 인식되던 식품산업에 혁신이 더해지고 있다. 식약처는 과학적 기준을 토대로 대체식품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를 확보하고 혁신에 대한 수용성을 높여나갈 것이다. 또한 경쟁력을 갖춘 국내 식품이 새로운 길을 만들어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다. 하루를 여는 아침, 국내 제품이 지속가능한 세계 속 미래 먹거리로 성장하길 기대한다.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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