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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층 건강 돌보고 장애인엔 눈·목소리 되고… 따뜻한 ICT

입력 : 2023-12-10 20:23:21 수정 : 2023-12-10 20: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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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사, AI 활용 똑똑한 서비스

SKT, AI스피커로 안부 확인·긴급 SOS
KT, 복약체크·말벗 대화…고독감 66%↓
LGU+, 위급 상황시 보호자에 신속 전달

SKT, 시각장애인들에 사물 정보 알려줘
KT, 목소리 잃은 사람 ‘대화’하도록 지원
LGU+, 시각장애 부모 아이 책 선택 도와

“지금 막 죽겠어. 너무 아파. 목 부근에 이상이 있는데 혼자서는 무서워 병원에 못 가고 있어.”

서울에 거주하는 김모(73·여)씨는 집에 설치된 SK텔레콤 인공지능(AI)의 안부전화에 이렇게 하소연했다. AI는 김씨의 말을 ‘위험 발화’로 분류해 병원 동행 서비스로 연계했다. 김씨는 적기에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기술이 고도화하면서 독거노인과 장애인을 돕는 정보통신기술(ICT)이 확산하고 있다. AI가 외로운 노인들의 돌봄을 담당하고, 장애인들의 눈과 목소리가 돼준다. 찬바람이 부는 요즘 온기를 느낄 수 있는 ‘따뜻한 ICT’를 찾아봤다.

한 어르신이 SK텔레콤의 AI 돌봄 서비스를 이용해보고 있다. SKT 제공

◆AI가 어르신 건강관리…고독감도 감소

10일 업계에 따르면 통신사들은 독거노인 등 고령층 돌봄에 AI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SKT는 AI 스피커 ‘누구’ 기반으로 AI 안부확인 서비스와 긴급 SOS 등을 제공하고 있다. AI콜을 통해 고독사 위험가구, 1인 노인 가구 등 취약계층의 안부를 주 1회 확인하는 서비스다.

단순히 안부확인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아프다, 힘들다, 살려줘 등 발언을 분석해 119 신고나 병원 동행 등 필요한 도움을 제공한다. SKT는 AI 안부확인 서비스로 위험 상황에 처한 4063명을 도왔고, 6780건의 취약계층 복지서비스 요청을 지자체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KT AI 스피커가 이용자에게 복약정보를 음성으로 안내하고 있다. KT 제공

KT도 AI 케어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고령층 등 취약계층에 전용 AI 스피커를 전달하고, 사물인터넷(IoT) 문 열림 센서와 스마트 스위치를 연동해 고독사 예방과 정서적 안정을 도모한다. 응급알림, 복약 체크, AI 말벗 대화 기능도 있다.

이정화 전남대 생활복지학과 교수팀이 KT의 AI 스피커 기반 케어서비스 이용자 212명을 전수 조사한 결과 △건강 수준 개선 및 유지 80.0% △우울감 감소 63.5% △고독감 감소 65.9% 등 긍정적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분석됐다.

KT는 내년에는 실버세대가 의미 있게 여생을 마무리할 수 있는 ‘웰에이징’ 플랫폼 ‘안녕’을 준비하고 있다. 음성 입력으로 활용할 수 있는 ‘인생노트’, 자산정리와 증여·상속 등을 미리 정리해두는 ‘엔딩 플랜’, 고인 목소리와 콘텐츠를 학습한 AI 스피커와 대화하는 ‘재회하기’ 기능 등을 계획하고 있다.

장애인 편의 지원 중 하나인 한글 자막 서비스를 소개하고 있다. LG유플러스 제공

LG유플러스는 ‘U+스마트레이더’를 노인 돌봄에 활용하고 있다. 노인보호시설이나 장애인 화장실 등에 레이더 센서를 설치해 움직임을 확인한다. 체형이나 성별 등 개인정보는 나타나지 않는다. 이동하다 넘어져 움직임이 없는 등 이상 징후가 발생하면 관리자에게 즉시 알려준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실시간 건강관리 서비스 ‘스마트 실버케어’ 실증도 시작했다. 혈압과 수면 시간, 맥박 등 건강상태를 비대면으로 실시간 모니터링해 맞춤형 관리를 제공하고, 낙상, 배회 등 위급 상황이 발생하면 보호자에게 알려 신속하게 대처하도록 한다.

네이버는 ‘클로바 케이콜’을 운영하고 있다. 초대규모 AI인 하이퍼클로바가 적용됐다. AI가 주기적으로 전화를 걸어 건강, 식사, 수면, 외출 등 안부를 묻고 이상 징후를 모니터링한다. 말벗도 돼준다. 과거 대화를 기억해 이후 상황을 묻기도 한다.

◆장애인의 눈과 목소리가 되는 기술

장애가 장벽이 되지 않는 사회를 위한 기술 개발 노력도 지속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설리번 서비스XSKT AI’로 시각장애인과 저시력자를 지원한다. 설리번 플러스 앱을 이용하면 스마트폰 카메라로 사물이나 공간을 촬영하면 사람이나 글자, 사물, 색상 등을 인식해 음성으로 알려준다. 또 다른 앱인 설리번A는 문서 내용을 음성으로 읽어주거나 요약해주고, 명함을 인식해 이메일을 보내거나 전화를 연결해주는 서비스다.

SK텔레콤의 설리번 플러스 앱 실행 화면

KT는 20년간 이어 온 ‘소리찾기’ 사업의 일환인 ‘목소리 찾기 캠페인’을 통해 AI 음성기술로 목소리를 잃은 사람들의 소통을 돕고 있다. AI가 대상자의 나이와 성별, 구강구조 등 신체특징과 가족 목소리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내 목소리’를 만들고, ‘마음톡(TALK) 앱’을 통해 사람과 실시간 대화하거나 전화 통화할 수 있다. 앱에 텍스트를 입력하면 사용자의 목소리로 실시간 바꿔준다. 자주 쓰는 문장은 저장해뒀다가 필요할 때 재생할 수도 있다. ‘내 목소리 음성·영상통화’를 이용하면 이용자는 문자로 쓰고, 상대방은 음성으로 듣는 방식으로 통화를 할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시각장애인 부모가 아이에게 동화책을 소개하고 소통할 수 있도록 음성정보로 동화책을 추천하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 IPTV에서 제공하는 유아동 콘텐츠 ‘아이들나라’의 ‘책읽어주는TV’에 동화책 추천 음성정보를 탑재, 책 제목과 줄거리를 확인하고 자녀에게 들려줄 동화책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애플도 언어 능력이나 시각, 청각, 인지 등에 어려움을 겪는 장애인을 위한 소프트웨어를 내놓았다. iOS 17에 추가된 ‘개인음성’ 기능으로, 사용자들이 약 15분간 제시되는 텍스트를 읽으면 개인음성 기능이 오디오를 포착해 사용자의 목소리와 유사한 소리를 만들어 준다. ‘실시간 말하기’는 사용자들이 하고자 하는 말을 텍스트로 치면 이용자 음성이나 내장된 시스템 음성 중 원하는 소리로 말을 전달한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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