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광 “당원 2000명과 국힘 입당”
역대 총선서 ‘중진 희생’ 승리 발판
더불어민주당 이탄희 의원과 홍성국 의원이 13일 내년 총선 불출마 뜻을 밝혔다. 전날 친윤(친윤석열) 핵심인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이 불출마 선언을 한 지 하루 만에 민주당 소속 초선 의원 2명이 재선의 뜻을 접은 것이다. 여야 의원들의 잇따른 불출마가 총선을 4개월 남짓 앞두고 각 당에 어떤 파장을 가져올지 정치권은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장제원 하는데 이재명 왜 못하나”
이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2대 총선에서 남아 있는 출마 기회를 다 내려놓고 백의종군하겠다. 제가 가진 것도, 가질 가능성이 있는 것도 다 내놓겠다. 선거법만 지켜 달라”며 불출마 뜻을 밝혔다. 이 의원은 내년 총선에서 현행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유지 및 ‘위성정당 방지법’ 제정을 주장해 왔다. 같은 당 홍 의원도 “우리나라의 미래 비전을 만드는 ‘미래학 연구자’로 돌아가려 한다”며 불출마 선언을 했다. 홍 의원은 “지금의 후진적인 정치구조가 가지고 있는 한계로 인해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했다.
이로써 민주당 내 불출마 현역 의원은 6명으로 늘었다. 앞서 우상호·오영환·박병석·강민정 의원이 불출마 선언을 했다. 국회의장을 지낸 박 의원(6선)과 우 의원(4선)을 제외하면 모두 초선들이다. 이들의 불출마는 당권을 장악한 친명(친이재명)계의 ‘용퇴’가 아니란 점에서 인적 쇄신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 정치권의 견해다. 국민의힘에선 핵심 친윤 인사인 3선의 장 의원이 불출마 선언을 해 인적 쇄신의 물꼬를 튼 것과도 대비된다.
당내 혁신계를 자처하는 의원 모임 ‘원칙과상식’ 소속인 이원욱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장 의원도 하는데 이 대표는 왜 못하나. 친명 주요 인사들은 왜 안 하나”라며 불출마를 압박했다. 박해광 전 경기 광주시의회 부의장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의 사당이 된 민주당에는 희망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며 당원 2000여명과 함께 민주당을 탈당하고 국민의힘에 입당했다고 밝혔다.
공천으로 민감해진 당내 분위기 속 민주당 안규백 전략공천관리위원장은 KBS라디오에서 “전략공천이란 것은 경선 없이 가는 것이기 때문에 최소화하는 것이 맞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대표는 부산에서 당 회의를 주재하는 등 지역 행보를 이어갔다.
◆선거 승리 원동력 됐던 중진 희생
역대 선거에서 중진들의 희생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총선 승리의 밑거름이 됐다.
2020년 4월 치러진 21대 총선에선 당초 민주당은 선거 8개월 전 지명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자녀 입시 비리 의혹으로 큰 위기에 처했으나 이를 민주당 소속 장관 겸직 의원 4명이 한 번에 불출마를 선언하며 쇄신의 바람으로 역전했다. 7선의 이해찬 전 총리와 6선 정세균 전 총리 등 거물급 정치인들의 불출마도 보탬이 됐다. 그 결과 민주당은 지역구 163석, 위성 비례 정당인 더불어시민당 17석 등 총 180석의 압승을 거뒀다.
2012년 19대 총선에선 이명박 당시 대통령의 친형이자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최다선인 6선 ‘만사형통’으로 불리던 실세 이상득 전 의원의 불출마가 보수당의 열세를 뒤집는 열쇠가 됐다. 이를 시작으로 5선 김형오, 3선 박진·원희룡 의원 등 중진은 물론 당시 초선 장제원 의원과 소장파 홍정욱 의원 등의 불출마가 이어지면서 새누리당은 152석으로 승리를 했다.
반대로 2016년 20대 총선에선 인적 쇄신이 부족했던 새누리당이 122석으로 민주당에 1석 차이로 원내 1당 자리를 내줬다. 당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진박(진짜 친박) 공천 논란에 반발해 대표 직인을 들고 부산으로 내려간 ‘옥새 파동’을 일으켰고, 내홍 속 주류의 희생 없는 공천까지 이어져 선거에 패했다는 분석이다. 당시도 4선 이한구 의원을 시작으로 6선 강창희 의원, 재선 김태호 의원 등의 불출마는 있었지만 파급력은 크지 않았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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