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부당 의견 그대로 인용”
외환은행 매각과 관련해 우리 정부가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에 약 2800억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 중재판정부의 배상 판정 집행 절차가 정지됐다.
17일 법무부에 따르면 법무부는 ICSID가 취소위원회로부터 ‘론스타 국제투자분쟁(ISDS) 판정의 집행정지를 무조건부로 연장한다’는 내용의 결정문을 지난 16일 수령했다.
이에 따라 론스타 측은 판정에 대한 취소 절차가 끝날 때까지 판정금 2800억여원을 받을 수 없게 됐다. 우리 정부와 론스타는 서면 공방 및 구술 심리 등 본격적인 판정 취소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판정 집행정지에 대해 법무부 측은 “우리 정부의 주장이 전부 받아들여진 것”이라고 밝혔다. 양측이 모두 판정에 대한 취소 신청을 제기한 상황에서 판정을 집행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의견을 제기했는데 그대로 인용됐다는 설명이다.
우리 정부와 론스타의 악연은 200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론스타는 외환은행을 2003년 1조3834억원에 사들인 뒤, 2012년 하나금융지주에 3조9157억원을 받고 매각했다. ‘먹튀’ 논란이 불거졌음에도 오히려 론스타는 우리 정부에 46억7950만달러(약 6조1000억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ISDS를 제기했다. 매각 당시 한국 정부가 부당하게 개입해 제값을 받지 못하고 손해를 봤다는 것이다.
ICSID는 지난해 8월 우리 정부가 론스타에 2억1650만달러를 지급하라고 판정했다. 이는 론스타가 청구한 손해배상금의 4.6%에 불과한 액수다. 이후 배상금이 잘못 계산됐다는 정부의 주장을 받아들여 배상금은 2억1601만달러로 정정됐다.
그러나 론스타와 우리 정부는 각각 올해 7월과 9월 판정 취소를 신청했다. 론스타는 배상 금액이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로, 우리 정부는 중재판정부의 월권과 절차 규칙의 심각한 위반이 있었다는 이유를 들었다. ICSID는 지난 11월 취소위원회를 꾸리고 구술심리 기일을 개최하는 등 판정 취소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10여년간 여러 정부를 거치면서 대한민국 정부가 싸워온 사안”이라며 “정부는 국민의 피 같은 세금이 낭비되지 않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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