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구미의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이 지역 마라톤 동호회 행사에서 돼지머리에 돈을 꽂았다가 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송치됐다. 총선을 앞두고 선거법 위반 의혹이 번지면서 보수의 상징성이 짙은 구미에서 후보들간 경선 각축전이 예상된다. 구미는 돼지머리 사건으로 지역정가의 입방아에 오른 구 의원의 지역구인 구미갑과 대통령실 출신이 3명이나 출마를 저울질 중인 구미을 등 이번 총선에서 꿀잼 지역으로 꼽힌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당초 구미갑 지역은 현역 프리미엄이 붙어있는 국민의힘 구자근 의원이 다가오는 총선에서 유리한 고지에 있었다. 현역이라는 프리미엄에 김기현 당대표 비서실장으로 수시로 매스컴에 등장한다는 점이 유리하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김 대표의 사퇴와 새로운 인물을 찾겠다는 국민의힘의 혁신론이 힘을 받으면서 재선 가능성에 적신호가 켜진 상태였다. 이 상황에서 구 의원의 이른바 돼지머리 고사상 이슈가 터졌다.
구 의원은 지난 1월 마라톤 동호회 행사에 참석해 돼지머리에 5만 원을 꽂아 기부행위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 7월 고발장이 접수돼 사건을 검토했으나 “사회 상규에 어긋나지 않는다”며 ‘혐의없음’으로 2차례 의견을 냈다가, 여러 판례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지난달 불구속 송치하기로 입장을 바꿨다.
구 의원 측은 경찰이 2차례 무혐의로 의견을 제출한 만큼 적극적으로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행 공직선거법상 현금 기부행위는 금지된다. 실제 2012년 경기도 양주시의회 이모 의원이 수해 복구사업 안전기원제에 참석해 돼지머리에 절을 하면서 5만원을 꽂았다가 1심에서 벌금 200만원을, 2심에서 80만원으로 확정됐다.
구 의원의 사법리스크에 지역 정가가 술렁이는 이유 중 하나는 그의 전력 때문이다. 구 의원은 이미 도로교통법 위반과 음주운전 등 전과 2건으로 구설수에 올라와 있었다.
현재 그의 지역구엔 백승주 전 의원과 이태식 전 경북도의원 등이 이런 약점을 지켜보면서 출마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또 여기에 1차례 구미갑 지역에 출마한바 있는 김찬영 전 대통령실 법률비서관실 행정관의 출마도 거론된다.
현재 김 전 행정관은 구미갑에서 이미 1차례 총선을 치르면서 지역 조직을 확보한 상황이다. 또 구 의원과 지난 총선에서 직접 경선을 치른 과거가 있어 다시 맞붙을 가능성도 높다. 그가 구미갑으로 나올 경우 대통령실 프리미엄을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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