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에르메스 등 1400개 브랜드
190여개국에 판매하는 ‘이커머스’
합자회사 설립해 비상장사로 전환
생활용품·OTT 이어 새영역 확장
伊·英·美 패션 브랜드도 함께 인수
글로벌 유통기업 도약 발판 마련
쿠팡이 세계 최대 규모의 명품 패션 플랫폼 ‘파페치(Farfetch)’를 품에 안았다. 쿠팡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글로벌 기업을 인수하면서 4000억달러(약 520조원) 규모의 글로벌 명품 시장 공략에 나섰다.
쿠팡의 모회사 쿠팡Inc는 18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파페치 인수 소식을 공시했다. 쿠팡Inc는 파페치에 5억달러(약 65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할 계획이다.
쿠팡Inc는 “최고의 온라인 럭셔리 기업인 파페치 홀딩스를 인수하기로 했다”며 “쿠팡의 탁월한 운영 시스템과 물류 혁신을, 럭셔리 생태계를 이끈 파페치의 선도적인 역할과 결합해 전 세계 고객과 부티크, 브랜드에 최고의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파페치는 샤넬·에르메스 등 1400개 명품 브랜드를 글로벌 190개국 이상 소비자들에게 판매하는 명품 이커머스(전자상거래) 플랫폼이다. 포르투갈 사업가 호세 네베스가 2007년 영국에서 창업한 뒤 2018년 뉴욕증시에 상장됐다.
쿠팡Inc는 투자사 그린옥스 캐피털과 함께 파페치의 모든 비즈니스와 자산을 인수하는 목적으로 ‘아테나’(Athena Topco)라는 합자회사를 설립했다. 아테나의 지분은 쿠팡Inc가 80.1%, 그린옥스 펀드가 19.9%를 소유한다. 파페치는 쿠팡에 인수되면서 비상장회사로 전환될 예정이다.
쿠팡은 이번 파페치 인수로 글로벌 인지도를 높이는 동시에 패션과 명품 카테고리를 강화할 수 있게 됐다. 쿠팡은 그동안 식음료와 생활필수품 분야에 강점을 두면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 뷰티 등 새로운 영역으로 시장 확대를 진행해 왔다. 업계에서는 지난 7월 정품 인증이 된 명품 화장품을 판매하는 럭셔리 뷰티 브랜드 전용관 ‘로켓럭셔리’ 품목을 명품 패션으로 넓히거나 별도 전용관을 설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우리나라 1인당 명품 지출이 세계 최고 수준인 만큼 파페치의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파페치는 또 명품뿐만 아니라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 오프화이트와 팜 에인절스 등을 운영하는 이탈리아 뉴가즈그룹, 영국 명품 부티크 브라운스, 미국 스타디움 굿즈도 산하에 두고 있다. 쿠팡은 이를 통해 파페치의 이커머스 네트워크는 물론 다양한 인기 브랜드를 보유한 글로벌 유통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김범석 쿠팡Inc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파페치는 명품 분야의 랜드마크 기업으로 온라인 럭셔리가 명품 리테일의 미래임을 보여 주는 변혁의 주체”라며 “앞으로 파페치는 비상장사로 안정적이고 신중한 성장을 추구함과 동시에 세계에서 가장 독보적인 브랜드에 대한 고품격 경험을 제공하는 데 다시 한번 주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네베스 파페치 CEO는 “커머스를 혁명적으로 변화시켜 온 쿠팡의 검증된 실적과 깊이 있는 경험을 바탕으로 전 세계 수백만 고객뿐 아니라 브랜드, 부티크 파트너들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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