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포 발생기에 전기 흘러간 듯
세종시 한 목욕탕에서 입욕객 3명이 감전사로 숨진 사고와 관련한 2차 합동 감식이 이뤄진다. 세종경찰청은 26일 오전 소방 당국, 전기안전공사 등과 합동해 사고가 난 조치원읍 죽림리 모텔에 대한 현장 감식을 실시한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감전사는 지난 24일 새벽 세종시의 한 목욕탕에서 발생했다. 경찰은 온수탕 내 기포 발생기에 전기가 흘러들어 갔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합동감식을 하는 등 사고 원인 수사에 나섰다.
세종경찰청에 따르면 사고 당일 오전 5시37분 조치원읍 죽림리 모텔 건물 지하 1층 여성 목욕탕에서 온수탕 안에 있던 70대 여성 3명이 비명을 지르며 쓰러졌다. 탕 밖에 있던 이용객이 이를 보고 119에 신고했다. 소방 당국은 심정지 상태인 이들을 인근 병원으로 긴급 이송했으나 끝내 모두 숨졌다. 여탕에는 이용객이 더 있었으나 온수탕에 들어간 3명만 변을 당했다. 경찰과 소방 당국, 전기안전공사 등은 이들이 감전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누전 원인을 밝히기 위해 배전함 등 전기공급시설을 집중적으로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목욕탕 내 구조를 살펴보고, 탕 내 기포 발생기 등도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도 이들의 사망 원인을 밝히기 위해 이날 오전 부검을 실시한다.
사고가 난 건물은 1984년 12월에 지어진 39년 된 건물이다. 지하 1층·지상 3층 규모로 지하 1층은 여탕(173㎡)과 보일러실(99㎡), 지상 1층은 카운터와 남탕, 2∼3층은 모텔로 사용됐다. 앞서 지난 6월 이 목욕탕에 대한 전기안전공사 안전점검 때는 별다른 문제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목욕탕을 자주 이용한 주민들은 누전에 대한 불안감이 있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항상 젖어 있는 목욕탕 특성상 누전 차폐 효과가 있는 특화된 전류차단기 설치와 연 1회 이상의 정기점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공하성 우석대 교수(소방방재학과)는 “누전차단기가 설치돼 있더라도 시험버튼을 눌러서 잘 작동하는지 정기적인 체크가 중요하다”며 “목욕탕처럼 습기가 높은 곳은 조금만 전기가 흘러도 차단이 되도록 정격감도전류가 낮은 누전차단기나 누설전류차단기 등 특화된 차단기를 설치해야한다”고 말했다. 공 교수는 이어 “전기안전점검은 1년에 1회 정도에 그치는데 노후 목욕탕의 경우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추가 점검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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