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마약음료’ 한국인 주범 국내 송환

사건 8개월 만에… 中 공조 성과

무고한 어린 학생들을 노린 신종 범죄로 큰 충격을 준 ‘강남 학원가 마약 음료 협박 사건’의 한국인 주범이 사건 발생 8개월여 만에 국내로 강제 송환됐다.

26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은 중국에서 검거된 남성 A(26)씨를 이날 오후 3시25분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송환했다. 피의자 A씨는 경찰청과 수사관서, 주중한국대사관, 중국 공안부의 공조로 지난 5월24일 중국 지린성 내 은신처에서 검거됐으며 이후에도 양국 간 협의를 거쳐 신병 처리에 대한 의견을 조율해 왔다. 윤희근 경찰청장도 지난 10월17일 경찰청에서 개최한 ‘2023 서울국제경찰청장회의’에서 A씨의 신속한 국내 송환을 재당부했다. 마침내 중국 공안부는 지난 20일 A씨의 강제추방을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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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2022년 10월 중국으로 출국한 후 중국에 머무르며 국내외 공범들과 공모해 필로폰과 우유를 섞은 이른바 ‘마약 음료’를 만들었다. 이를 ‘집중력 강화 음료’라고 속여 지난 4월3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에서 중·고등학생을 상대로 가짜 시음 행사를 열었다. A씨는 문제의 음료를 미성년자 13명에게 제공한 혐의, 음료를 마신 피해 학생의 부모들을 협박해 금품을 갈취하려 한 혐의 등을 받는다.

경찰청은 사건 발생 직후 수사관서인 서울청 마약범죄수사대의 요청에 따라 A씨에 대한 인터폴 적색수배서를 발부받는 한편, 주중 대사관 경찰주재관을 통해 중국 공안부와의 핫라인을 가동했다. 윤 청장은 이번 사건의 국민적 관심을 고려해 중국 공안부장에 협조를 당부하는 친서를 전달한 데 이어 직접 공조 현안을 챙기며 A씨의 조속한 검거 송환을 지시했다.

지난 5월22일에는 경찰청 실무 출장단이 중국 공안부를 직접 방문해 이번 사건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수사관서가 A씨에 대해 파악한 중요 단서를 출장 도중 확보해 중국 측에 적시에 전달하고, 중국 공안부 역시 지방 공안청에 A씨의 신병 확보를 긴급 지시하는 등 한·중 경찰 간 긴밀한 협력이 이뤄졌다고 경찰은 전했다. 인터폴국제공조담당관은 “이번 송환은 공동체를 파괴하는 테러와도 같은 마약 범죄를 척결하기 위한 한·중 경찰의 노력이 맺은 결실”이라며 “앞으로도 수사 공조 활성화를 통해 역내 치안 확보 기반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정지혜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