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이 인구 1억명을 넘기자 마자 출산율 하락을 걱정하고 나섰다. 올해 1억명을 돌파한 베트남 인구는 20년 뒤 1억700만명으로 정점을 찍고 이후 급속히 감소할 전망이다.
28일 베트남 보건부 산하 인구청은 올해 출산율이 1.95명으로 2022년에 비해 줄었다고 밝혔다. 2022년의 경우 출산율은 2.01명이었다. 출산율 감소는 도시 지역이 더욱 심해 1.7명 미만으로 떨어졌다. 특히 남부 최대 도시인 호치민과 메콩강 일대 지역은 1.5명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베트남은 올해 4월 인구가 1억명을 넘겼다. 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역내에서 인도네시아(약 2억7800만명), 필리핀(1억1700만명)에 이은 3위의 인구 대국으로 부상한 것이다. 이는 세계 16위에 해당하는 규모이기도 하다.
이에 전문가들은 베트남이 넓은 내수 시장을 발판 삼아 경제성장률 면에서 중국을 뛰어넘을 것이란 장밋빛 예상을 내놓았다. 미·중 갈등 심화로 촉발된 ‘탈(脫)중국화’ 시대의 투자 대안으로 베트남을 주목해야 한다는 견해가 잇따라 제기됐다. 최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차례로 베트남을 방문해 양자 정상회담을 갖고 저마다 관계 강화를 다짐한 것도 ‘떠오르는 용’ 베트남을 향한 구애의 일환이었다.
하지만 내부에선 ‘저조한 출산율 탓에 향후 노동력이 감소하고 노령화가 빨라질 것’이란 우려가 크다. 일단 현재의 증가세를 감안하면 베트남 인구는 오는 2044년쯤 1억700만명으로 정점을 찍게 된다. 하지만 그 뒤로는 가파르게 인구가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정부 주최로 열린 학술회의에선 장차 베트남 인구가 1억명선이 무너지는 것은 물론 2100년쯤이면 현재의 약 70% 수준인 7200만명까지 줄어들 수 있다는 암울한 분석이 나왔다.
현재 베트남 정부는 출산율 감소를 막기 위해 다각적인 정책 대안을 마련하는 중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자녀가 2명 이상인 가정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안, 학비를 면제해주는 방안 등이 담긴 법안을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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