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 부부에게 목도리 선물…SNS에선 ‘더 열심히 하겠다’ 각오
지난 24일에는 창원 예식장에서 무료 주례…SNS에선 “제일 애틋한 사랑은 오래된 사랑”
성탄절을 앞두고 경남 마산의 한 예식장에서 무료 결혼식 주례를 섰던 한덕수 국무총리가 이번에는 문 연 지 50년이 된 서울 성북구의 한 중국집을 찾아 사장 부부를 만나고 민생을 더욱 보살피겠다는 취지의 각오를 다졌다.
한 총리는 29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며칠 전 마산 출장 다녀오는 길 직원들과 함께 서울 성북동에 있는 ‘옛날 중국집’이라는 식당에 들러 탕수육과 짜장면으로 요기를 했다”로 시작하는 글 하나를 게재했다. 1973년에 문을 연 ‘옛날 중국집’은 블로그 등 온라인에서 성북동 맛집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서울 3대 탕수육집’으로 이곳을 소개하며 한 총리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쫄깃한 데다, 고소한 고기 맛과 달콤한 소스 맛이 어우러져 씹는 맛이 일품’이라고 탕수육의 맛을 생생히 묘사하는가 하면, 같이 먹은 짜장면을 놓고는 “달달하고 짭짤해 감칠맛이 돌았다”고도 떠올렸다.
성북동 터줏대감이나 마찬가지인 이 가게는 2012년부터 매달 셋째 주 월요일에 주변 저소득층 노인 등을 위한 ‘짜장면 무료 나눔 봉사’를 진행해오고 있다. 올해 1월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사장 김명숙(75)씨는 “우리도 어렵게 살았다”며 “짜장면도 먹지 못했던 때를 생각해 할머니·할아버지들에게 베풀기 시작했다”고 봉사 시작 당시를 떠올린 바 있다.
한 총리는 김씨 부부가 번거로워할 것을 우려해 총리라는 것을 알리지 않은 채 구석 테이블에서 음식을 먹은 것으로 전해졌다. 식사를 마친 후에는 준비해 간 목도리를 부부에게 선물했다고 한다.
한 총리는 SNS에서 “살다보면 일상 속에 보석 같은 순간이 있다”며 “제게는 ‘옛날 중국집’ 사장님 부부나 신신 예식장 사장님 모자 같은 분들을 만나 뵙는 순간이 그렇다”고 말했다. 이들을 만나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면서, 부족했던 부분을 되짚어 새해에는 새로운 각오로 국민을 다시 찾아뵙겠다고 덧붙였다.
중국집 방문에 앞서 한 총리는 지난 24일 경남 창원에 있는 신신 예식장에서 어느 부부의 결혼식 주례를 무료로 섰다. 1967년 경남 창원에 문을 연 이곳은 지난 50여년간 형편이 어려운 1만4000여쌍 부부의 무료 결혼식을 열게 해준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한창 예약이 많을 때는 하루에만 17쌍이 결혼식을 올렸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덮친 2021년에도 여전히 예식장은 북적여 그 해에만 200쌍 가까운 부부가 백년가약을 맺었다.
이런 가운데 예식장을 운영해온 백낙삼씨가 투병 끝에 올해 4월 세상을 떠난 것으로 알려져 많은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과거 언론 인터뷰에서 ‘웃으면서 즐겁게 살아야 행복하다’는 인생 가치관을 밝히기도 했던 고인은 예식장을 거친 부부들이 잘 지내는지 안부를 묻고 싶어 100세까지 예식장을 운영한 후, 부인과 함께하는 전국일주의 꿈을 생전에 키웠다고 한다.
백씨가 세상을 떠난 후의 예식장 운영은 고인의 가족이 이어나가고 있다.
한 총리는 “사랑 중 제일 애틋한 사랑은 오래된 사랑이 아닐까”라며 “어려운 형편에도 열심히 일하며 온갖 풍파를 함께 견딘 분들이 서리 내린 머리로 식 올리는 모습이 찡했다”는 소감글을 지난 24일 SNS에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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